[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4일 참고인 신분으로 15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7월 10일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던 당시,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공단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사안이다.
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로 합병이 어려워지자,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있는 기금운본부 투자위원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찬성해 합병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독대 시기도 겹쳐 청와대의 문 전 장관이 국민연금 찬성 의결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25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1956년 서울 출생인 문 전 장관은 1975년 서울고를 졸업, 연세대 경제학 학‧박사, 펜실베이나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졸업한 경제관련 전문가로 한국사회보장학회, 한국개발연구원,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국세청 등을 거쳤다.
그는 1998년 대통령비서실 사회복지행정관을 시작으로,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객원연구원‧한국개발연구원 재정복지팀 팀장, 2007년 한국사회보장학회 회장, 한국개발연구원 재정사회개발연구부 부장‧경제정보센터 소장, 2011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객원연구원, 2012년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위원장을 거쳤다.
2013년에는 5월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위원과 7월 한국개발연구원 재정복지정책연구부 부장‧수석이코노미스트 그룹 선임연구위원, 10월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거치며 분주하게 지내다 그해 12월 제51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문 전 장관은 장관으로 내정된 당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업적이 적은 점, 증여세‧종합소득세‧종합부동산세 체납 등으로 문제가 됐다.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었던 최광 전 이사장의 석연치 않은 사퇴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3일 검찰 조사를 받은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과의 갈등에 이어 홍 본부장의 연임을 반대하며 인사갈등으로 인해 최 전 이사장이 지난해 10월 결국 자진사퇴했기 때문이다.
최 전 이사장 퇴임 후 4개월 뒤인 12월 후임으로 문 전 장관이 국민연금 이사장에 임명됐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이 제청한 후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같은 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미숙으로 경질된 문 전 장관이 임명됐기 때문에 ‘보은 인사’라는 의혹은 증폭됐다.
현재 검찰 조사는 핵심은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배경을 찾는데 있다. 삼성이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한 것에 대한 대가로 청와대가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은 것인지의 여부다. 대가가 인정될 경우 삼성은 뇌물 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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