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과점주주 방식을 통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의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사내 파벌주의 극복이 최대 난관으로 꼽히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14일 사내 방송을 통해 ‘2017년 5대 신성장동력 육성 계획’을 발표하며 금융지주체제 구축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014년 11월 우리금융지주가 해체된지 2년 만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에 이른 우리은행이 출신 이력에 따른 내부 갈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은 만큼, 지주사 전환 이전에 계파 갈등 청산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7일 데이터뉴스가 우리은행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우리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의 고위 임원직(행장·부행장·그룹장·상무)을 분석한 결과, 합병전 출신 은행에 따른 계파갈등 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출신 이력이 확인되는 22명을 중 절반을 차지하는 11명이 상업은행 출신이었으며 한일은행 출신 인사가 9명, 평화은행 출신이 1명, 한국외환은행 인사가 1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우리은행의 기득권 세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으로 양분화 되어 있는 셈이다.
1998년 합병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IMF 외환위기 당시 부실금융기관으로 분류되면서 정부에 의해 강제 합병된 은행사다. 양사는 대등 합병의 형태로 합쳐졌으나 출신에 따른 내부 갈등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합병 당시 각사 노조의 반발이 심했을 뿐 아니라 합병 이후에도 3년 가까이 공동 노조위원장 체재를 유지했을 만큼 내부 융합에 있어 여러 문제가 발생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3분기를 기준으로 우리은행 계열사 중 누적 영업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11조483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우리은행이다. 이어 우리카드 1191억 원,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이 181억 원 순이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우리은행이 965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카드가 923억 원, 우리종금이 173억 원이다.
사실상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노른자 계열사인 우리은행 고위 임원 17명 중 상업은행 출신이 10명에 이른다. 우리은행 수장인 이광구 행장을 비롯해 김홍희 우리은행 부동산금융사업본부 부행장, 김재원 우리은행 기관고객본부 부행장 등이 상업은행 출신이다.
그 밖에 김홍구 우리은행 IB본부 부행장, 최정훈 우리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정원재 우리은행 기업고객본부 부행장 등 7명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장의 경우 상업은행 출신 인사와 한일은행 출신 인사가 번갈아가며 행장직을 맡아왔으나 이순우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상업은행 출신 인사로 사령탑이 꾸려지면서 우리은행 노조 등의 불만이 거세지기도 했다.
이에 이 행장은 취임 1년이 되던 지난해 12월 수석부행장 자리를 없애고 업무 연관성이 높은 부서 3개를 묶어 그룹으로 분류한 뒤 그룹장 직급을 신설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졌으나 사실상 2인자 자리였던 수석부행장을 없애기 위함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계열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는 우리카드 역시 상업은행 출신 인사인 유구현 사장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이승록 우리카드 부사장과 이춘국 우리카드 부사장은 각각 평화은행, 한국외환은행 출신으로 사실상 우리카드 1, 2인자 자리에는 한일은행 출신이 없는 셈이다.
반면 2016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우리은행의 1.7%에 불과한 우리종금의 경우, 정기화 총괄사장과 곽상일 부사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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