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SK(주) C&C(사장 박정호)가 SK텔레콤(사장 장동현) 등 그룹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데이터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IT서비스기업으로서 그룹 계열사 컴퓨터시스템통합자문, 구축 및 관리업에 그치지 않고,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및 상품서비스 등 차별화된 사업에 힘주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T서비스 빅3 중 지난해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SDS(사장 정유성)로 73.2%에 달했다. 이어 SK C&C 53.9%, LG CNS(사장 김영섭) 48.6% 순이었다.
2010년과 비교하면 삼성SDS와 LG CNS는 각각 10.1%포인트, 3%포인트 상승했고, SK C&C만 유일하게 10%포인트 떨어졌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승계를 위해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열사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각각 22.6%와 17.1%, 이 부회장이 9.2% 지분을 보유했다. 증권가는 삼성SDS 주식이 삼성전자 주식으로 바뀌는 방식으로 이용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SK C&C 관계자는 “보안상 필수불가결한 시스템 요소가 아니면 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에 기반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자체 사업 비중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 C&C는 다양한 기기가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 시대의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올 초 ICT R&D센터를 설립하며 데이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에 나섰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점찍은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올 들어 AI 전문가 이호수 ICT R&D센터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신현석 클라우드사업본부장 등을 영입하기도 했다.
글로벌 협력사들과의 업무 협약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IBM과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 협력 계약에 이어, 올 4월 알리바바클라우드, 5월 왓슨 기반 인공지능, 6월 지멘스와 스마트 팩토리, 8월 일본 다이후쿠사와 중국 스마트 팩토리 MOU 등을 진행했다. 8월에는 판교에 국내 최초로 세계 어디에서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IT 인프라 자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도 오픈했다.
특히 공장 자동화 및 지능화의 스칼라(Scala)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팩토리는 중국 홍하이 그룹 충칭 폭스콘 공장을 지능화 하는 프로젝트로 SK C&C의 대표적인 신사업이다.
홍하이 그룹과는 융합 물류 부문에서도 협업하고 있다. 지난 10월 홍하이 그룹 팍스콘의 물류 자회사 저스다와 글로벌 융합 물류 전문 합작기업 설립 계약을 맺고, 인공지능 에이브릴, 챗봇 등 ICT플랫폼 기반의 물류 BPO 사업을 진행한다.
인공지능 부문에서는 지난 9월 고려대 융복합 의료센터 KU-매직 연구원과 감염병 서비스 개발, AIA생명과 디지털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 공동 개발 협력 등 에이브릴을 통한 창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시스템 시장 규모는 오는 2019년 36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 C&C는 IBM과 함께 내년 초 에이브릴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왓슨의 한국어 학습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스마트물류, 스마트팩토리,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ICT 융합 사업에서 2020년 매출 2조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럴 경우 SK C&C의 내부거래 비중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K그룹은 SK C&C의 ‘에이브릴’과 SK텔레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 C&C 관계자는 “에이브릴은 누구와는 공략 타깃이 다르며 SK텔레콤과는 전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브릴은 B2B(기업 간 거래), 누구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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