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9개월 '합격성적표' 받은 황창규 KT회장, 향후거취는?

실적 재무건전성 두 토끼 다 잡아..연임설·정계진출설 등 다양한 가능성 제기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황창규 회장 취임 후 29개월여 동안 KT의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견조한 성적표를 받은 황 회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벌써부터 연임과 정계 진출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황창규 회장 취임 전인 20138400억 원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2900억 원으로 54%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91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7.5% 늘었다.

20141월 취임한 황 회장은 삼성그룹 출신으로 그간 체신부·정통부 등 관료 출신 낙하산들이 지배해왔던 KT의 조직문화를 능력 위주로 바꾸고 83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구조조정과 비통신 사업 정리 등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재임 기간 중 정치권의 보은 인사 사례도 현저히 줄었다.

취임 첫해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금 반영으로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지만 당장의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중시한 황 회장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황 회장은 1KT 재건을 위해 고민하면서 밤잠을 못 이룬 날이 허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KT2002년 민영화 이후 12년 만에 4000억 원 적자가 났다.

영업이익률도 20135.8%에서 올 들어 7.3%로 높아졌다. 황 회장 취임후 KT의 분기별 무선가입자 수는 단 한 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다. 매분기 꾸준히 오르며 20134분기 1645만 명에서 올 3분기에는 1868만 명으로 증가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300만 명 이상 늘었다.

재무상태도 더욱 좋아졌다. 부채비율은 2013년 말 170.9%에서 올 3분기 기준 137.9%로 크게 개선됐다. 회사의 지불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같은 기간 89.1%에서 109%로 높아졌다. 현금성자산은 2조 원에서 34600억 원으로 67.1%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도 33.6%로 소폭 낮아졌고, 자기자본비율은 36.9%에서 42%로 좋아졌다.

단순 경영지표의 개선 외에도 황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이석채 전 회장 시절 발생한 무궁화 3호 위성 임의 매각,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낙하산 인사 등으로 망가진 이미지를 5G 선도기업, 기가토피아 등 미래지향적 그룹 이미지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연합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막아내기도 했다.

재임 기간 동안 견조한 성적표를 받은 황 회장은 내년 3월께 임기만료를 앞두고 무리 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황 회장으로서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5G 시범서비스 및 상용화, 기가인터넷과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사업 등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결실을 보기 위해선 연임을 해야 한다. 다만 황 회장은 아직까지 연임에 대한 의사 피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광석 KT 재무실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CEO추천위원회를 통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는 차기 CEO에 대해 진행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KT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고, 황 회장이 연임 대신 다음 정권에 입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황 회장이 4.13 총선에 참패한 여당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정계 진출설에 대한 추측이 불거지기도 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