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SK하이닉스(사장 박성욱)가 하반기 업황 호전을 예상하며 모바일 D램 생산 확대에 나선 가운데, 이같은 전략이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딛고 하반기 반등을 꾀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업황 부진으로 상반기 매출(7조3300억 원)과 영업이익(9300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3%, 68.4% 급감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업황이 좋아질 것이란 분석을 바탕으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2분기부터 20나노 초반급 컴퓨팅 및 모바일 D램 제품 생산을 확대했으며, DDR4, LPDDR4 등 20나노 초반급 D램 생산 비중도 늘렸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2분기 생산을 시작한 2D 구조의 14나노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모바일 시장으로 판매를 시작한 2세대(36단) 3D 제품도 시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아이폰7 출시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스펙 경쟁 등으로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등 SK하이닉스 실적 반전을 위한 분위기는 좋게 형성되고 있다.
화웨이,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의 모바일 D렘 용량은 4GB이며, 애플의 아이폰7도 모바일 D렘을 2GB에서 3GB로 늘렸다. SK하이닉스의 중국 모바일D램 납품 비중은 40% 가량으로 높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D램 비중은 70%에 달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 공급 업체들의 캐파 증설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저성장임에도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며 “21나노 전환으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도 더해져 하반기 이후 실적이 개선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3 4Gb 512Mx8 1333/1600MHz 제품기준) 평균가는 1.38달러로 전월말(1.34달러) 대비 3% 올랐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월말 3.38달러에서 올해 5월말 1.25달러까지 꾸준히 내렸으나 지난달 1.34달러를 기록한 뒤 반등세를 보이는 중이다.
8월 말 낸드플래시 가격은 32Gb(1.67달러), 128Gb(3.73달러) 제품이 전달 대비 각각 5.7%, 1.91%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이 좋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으로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3분기와 4분기 6900억 원, 1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조3400억 원에서 3조6000억 원으로 상향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PC D램 가격 상승으로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재진입할 것”이라며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85% 증가한 19조7000억 원과 4조6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에도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 올 초 3만150원에서 시작한 SK하이닉스 주가는 5월 한 때 2만5000원대로 떨어졌지만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그리며 4만1800원(4일 종가)까지 올랐다.
다만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할 경우 수요 둔화로 실적 개선이 예상대로 되지 않을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3D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인텔, 도시바,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도 위험요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3D 낸드 기술이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48단 3D 낸드 양산에 나설 계획이나 삼성전자는 64단 낸드를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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