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 = 유성용 기자] 두산그룹은 유난히 매킨지 출신 컨설턴트 임원과 연이 깊다. 1996년 구조조정 당시 경영진단 컨설팅 용역을 받은 인연 때문이다.
‘형제의 난’ 아픔을 딛고 2007년 박용성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을 때도 제임스 비모스키 전 두산 대표, 성낙양 전 동아출판 부사장 등 맥킨지 출신 인사가 등용됐다. 비모스키 대표는 당시 최초의 대기업 그룹 외국인 수장이었다.
20년이 지난 현재도 임원 면면은 바뀌었지만 맥킨지 출신 인사가 요직에 앉아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13일 데이터뉴스 인맥분석시스템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대형 컨설턴트 기업 출신의 30대 그룹 인원은 37명이었고 두산에는 사장급으로만 4명이 재직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 맥킨지 출신이다. 30대 그룹 중에서는 SK그룹(6명)이 컨설턴트 기업 출신 임원이 가장 많았고 삼성(3명), 효성(4명), 현대차·LG(각 3명) 등이었다.
두산 임원 중 맥킨지 출신은 이상훈·정형락·신미남 (주)두산 사장과 이상하 네오플럭스 사장 등이다. 이 사장은 경영 총괄기획을 맡고 있고 정 사장과 신 사장은 생산, 노무 등 경영전반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 사장은 1961년생으로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국 콜럼비아대에서 물리학 석·박사를 졸업한 뒤 1994년 맥킨지에 입사했다.
맥킨지에서 이 사장은 한국인 최초로 파트너 자격을 획득했으며 2004년 두산에 영입된 이후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수장으로 한 기업금융프로젝트(CFP) 일원으로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당시 이 사장과 함께 CFP팀에 있었던 이상하 네오플럭스 사장 역시 맥킨지 출신이다. 2015년 초 회사를 떠난 김용성 전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또한 맥킨지에서 경력을 쌓았다. 두산그룹 CFP팀은 박용만 회장이 “내가 가장 아끼는 조직”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힐 정도로 애착이 높기로 유명하다.
이 사장과 동갑내기인 신 사장은 한양대와 노스웨스턴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한 연료전지 전문가다. 삼성종합기술원 선임연구원과 맥킨지 서울 및 토론토사무소 경영컨설턴트 등을 거쳐 2001년 퓨얼셀파워를 창업했고 2014년 두산과 합병했다.
정 사장은 맥킨지와 딜로이트컨설팅 파트너 출신으로 2011년 두산중공업 사장실 전략담당 전무로 영입됐다.
두산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맥킨지앤드컴퍼니 등 특정 컨설턴트 기업 출신 인사를 우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임직원 전체로 보면 컨설턴트 이력을 지닌 인물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