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주식가치도 6700억 원에서 8700억 원으로 30% 높아졌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상장사 269개사 중 자사주를 보유한 오너 및 CEO 213명의 6월1일 기준 보유 주식가치를 조사한 결과, 4조9587억 원으로 1년 반 전인 2014년 말보다 15.2% 증가했다.
특히 2014년 말은 글로벌 가구 공룡이라 불리는 이케아가 국내 상륙한 시점과 맞아떨어져 조 명예회장과 최 회장의 자사주 가치 상승은 의미가 크다. 한샘이 이케아 공습을 막아내고 성장가도를 달렸다는 뜻이다. 한샘을 이끄는 두 경영자의 지분가치 증가율은 500대 기업 상장사 CEO 전체 평균보다 2~3배 높다.
같은 기간 한샘 주가는 12만6000원에서 18만4000원으로 46% 증가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샘 지분율이 22.71%에서 20.16%로 떨어져 최 회장보다 증가율이 낮았다. 최 회장 지분율은 4.38%로 변동 없다.
한샘의 주가 상승은 이케아 상륙이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탓이다. 한샘은 매장을 대형화 하고 단순 가구 상품에서 그치지 않고 인테리어와 제품 패키지를 통해 공간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며 이케아와 차별화를 꾀했다. 2014년 170여명이던 스페이스 코디네이터는 지난해 200여 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20명 늘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샘은 지난해 매출이 1조7100억 원으로 전년 보다 29.1% 늘었다. 영업이익은 1467억 원으로 32.9% 증가했다.
올해도 상반기 매출이 85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성장했다. 다만 올 들어 동남권 사업 확장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 공장 및 물류센터 신축에 나서고 주방 사무실 등 주거 공간별 전문 컨설턴트를 대거 채용하는 등 투자를 늘린 탓에 영업이익은 10.2% 감소했다.
이케아 공습 속에서 오히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샘은 오너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우리나라 재벌 구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케이스다.
한샘은 1970년 5명으로 출범했고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1994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조 명예회장은 그해 최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체제로 전환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동문이다. ‘2020년 대한민국 3대 브랜드’가 되겠다는 큰 목표는 조 명예회장이 세우고 영업과 생산부문 등 경영전반은 최 회장이 도맡는다. 이후 한샘은 11년 만에 매출이 17배가량 증가했다.
최 회장은 국내 최장수 CEO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1949년 서울 출생으로 보성고를 거쳐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중공업 입사 후 경력사원으로 한샘에 들어온 뒤 15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조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 속에서 22년간 한샘을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작은 부엌가구업체였던 한샘을 국내 1위의 홈인테리어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조창걸 명예회장은 1939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서울 대광고,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부엌의 아궁이를 바꿔 주부들에게 편하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한샘을 창업했다.
한편 한샘은 최근 강승수 부회장이 고속승진하며 ‘포스트 최양하’ 시대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강 부회장은 2008년 한샘 전무에서 2009년 부사장, 2013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말에는 2년 만에 다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강 부회장 역시 서울대를 졸업했다.
[데이터뉴스 = 안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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