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출신 인사들이 밀고 끌어왔던 대우건설 사장인맥에 변화가 생겼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5일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고문을 내정하고 이사회가 8일 이를 승인하면서 ‘대우맨’이 맡아왔던 사장 인선 전통이 16년 만에 멈추게 됐다. 최종 결정은 22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뤄진다.
대우건설은 2000년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16년 동안 회사 내부 출신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왔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합병(M&A)했을 당시 박삼구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을 때도 내부 출신 인사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대우건설은 2000년12월 대우그룹의 건설부문이 분할신설 된 회사다. 2003년 2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PRUGIO)’를 선보였고 활발한 해외 공사에 힘입어 2006년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르며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됐다. 하지만 2010년 금호아시아나의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에 인수됐다.
2000년 신설됐을 당시 대표이사는 장영수 전 사장과 남상국 전 사장이었다. 장 전 사장은 엄밀히 말하면 대우건설 출신은 아니다. 1959년 서울대 건축과를 졸업한 뒤 산업은행에서 설계와 감리일을 하다 78년 대우그룹에 스카우트되면서 건설업계에 몸담았다.
하지만 대우 입사 후 20여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야전사령관으로 공사현장을 지휘했고 건설본부장으로서 우리나라에 처음 건축기술연구소를 설립했을 정도로 대우맨으로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남상국 전 사장은 대우개발 시절인 1974년 입사해 해외개발 및 건축 분야 등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3년 대표에 오른 박세흠 전 사장은 1976년 대우건설에 입사했다. 남 전 사장과 서울대 공업교육학 동문이다.
2006년 대우건설을 이끌게 된 박창규 전 사장은 인하대 토목공학과 출신으로 대우건설 공채 1기 입사자다. 그는 입사 후 30여년간 리비아 현장 근무 및 파키스탄 2공구 현장소장, 토목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해외사업 전문가다.
2008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서종욱 전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박창규 전 사장과 입사 동기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주택사업을 맡으며 분양사업의 성공을 이끌었고 이후 국내외 영업을 도맡았다.
지난달 임기가 만료된 박영식 사장은 대우건설 신임 대표 선임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박 사장은 1980년 대우건설 입사해 하와이법인 대표와 전략기획실 실장을 역임한 주택전문가다.
한편 대우건설 직원들은 박창민 내정자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주말 박 전 고문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1인 시위, 산업은행 앞 집회, 출근저지 등 투쟁을 예고했다.
[데이터뉴스 = 안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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