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디지털기기는 시대를 앞서고, 경제적 능력을 가늠케 하는 '과시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 보니 '좀 더 최신형의, 좀 더 고가'의 제품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욕구도 커져만 가고 있다.
# 사고…또 사고.."허리 휘겠네"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 김씨(33세, 남)는 매일 온라인 쇼핑몰을 들락거린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김씨의 디지털카메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출시됐기 때문. 고민 끝에 결국 '결제'버튼을 클릭!!
이렇게 김씨가 디지털기기 구입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만 해도 한 달에 50만~80만원. 구입한 대부분의 제품이 몇 번 사용되다 말고 대여용으로 전락하지만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과 얼리어댑터라는 자부심 때문에 김씨는 디지털기기 구매욕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1,316명 중 77.6%는 새로 나오는 디지털기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디지털형 인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 디지털형 인간…겉은 멋있지만 속은 아프다!
직장인 여성 주씨(26세, 여)는 출퇴근 시간 PMP로 영화 보는 것을 즐긴다. 복잡한 지하철에서 영화를 보다 보니 볼륨은 계속 높아지고, 액정화면과 눈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결국 어느 날부턴가 작은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눈의 피로 때문에 시력도 많이 떨어졌다.
이처럼 디지털기기는 구매 중독뿐만 아니라 잦은 사용으로 인해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과 휴대폰 중독.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는 이러한 중독이 온라인 게임으로 이어지면서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도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본인이 중독 상태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이 디지털기기 중독에 빠졌는지 자가 진단을 해보도록 하자.
# 디지털기기 중독! 스스로 진단해보자
우선 신용카드 내역서를 펼쳐놓고 한 달에 본인이 디지털기기에 지출하고 있는 비용을 정확히 따져보자. 매달 디지털기기 할부내역이 자리잡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중독상태.
그렇다면 오늘부터 당장 '미래 가계부'를 쓰도록 하자. 앞으로 돈을 어느 곳에 쓸 것인지 미리 가계부에 기입하고, 언제쯤 물품을 구매할 것인지 현 상황에서 판단해 본인에게 불필요한 신제품에 대한 충동구매를 막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해 생긴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www.kado.or.kr)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자가진단을 할 수 있으며, 휴대폰 중독은 휴대폰을 두고 출근했을 경우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에 대해 스스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 모두 전원을 꺼주세요...
지금 현대인들의 모습은 마치 엄마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핸드폰을 손에 들고 귀에는 MP3를 꼽고 나온 것처럼 디지털기기가 생활 속에 녹아있다.
단 하루만이라도 핸드폰도 없고, MP3도 없고, PMP도 없었던 아날로그 시절로 한 번 돌아가보자. 편리함이란 이유로 디지털기기에게 빼앗겼던 친구와의 대화시간, 짬짬이 즐겼던 독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거닐던 산책 등을 되찾아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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