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처럼 구부릴 수 있는 휴대폰, 인공 전자 눈, 인공 피부 회로 개발의 길이 국내 '토종' 박사에 의해 열렸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POSTECH)은 포스텍 학사·석사·박사(신소재공학과) 출신의 안종현씨(현 美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박사후 연구원)가 인공 전자 눈이나 구부릴 수 있는 휴대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3차원 이종(異種)집적전자소자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15일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되는 이 기술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실리콘, 질화갈륨(GaN), 갈륨비소(GaAs), 탄소나노튜브 등의 이종 반도체 나노소재들을 집적할 수 있어 실리콘만으로 만들어지는 기존의 2차원 집적전자소자와는 달리 새로운 전자소자를 개발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기술은 광전자 소재들과 실리콘을 결합시킬 수 있어 생명공학과 연계해 인공 전자 눈, 인공 피부회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실리콘, 유리 등의 단단한 기판으로만 만들어지던 기존의 소자들과는 달리 플라스틱을 이용함으로써 쉽게 구부릴 수 있게 돼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휴대폰과 전자책, 디스플레이 등의 개발도 한 층 앞당길 수 있게 됐다.
반도체의 3차원 적층기술은 최근 삼성전자가 개발을 공표했을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 이번에 개발된 3차원 이종소재 적층기술 역시 현재 한계에 달해 있는 집적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어 초고속 프로세서, 테라비트급 D램, S램, 플래시 메모리 소자로도 응용이 가능해 차세대 정보처리 기기 부품에도 사용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美 일리노이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안종현씨는 포스텍 신소재공학과에서 학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토종' 박사 출신. 안 씨는 "현재 미국 국방부와 미국과학재단(NSF)의 지원으로 개발된 전자소자를 활용해 인공 전자 눈과 두루마리형 LED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전자소자는 각 공학 간의 벽을 넘어 더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