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보다 예쁜 남자가 놀림이 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여자보다 더 여자 같은 '왕의 남자' 이준기는 꽃미남 열풍으로 시작된 열기를 '예쁜 남자' 신드롬의 상황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보아가 파격 헤어스타일로 강한 여자로 변신하고 인기를 끈 것과는 반대의 상황. 이렇듯 문화계에서 먼저 남자와 여자의 역할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하면서, 구직 시장에서의 전통적인 성 구분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아르바이트 전문 채용 포털 알바몬(www.albamon.com)이 2006년 2월 현재 약 1개월 동안 각 업·직종 별 채용 공고에 지원한 남녀 구직자의 성비를 조사·발표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전통적으로 특정 '性'이 중심을 이루던 직종에서 남녀 지원자 성비 격차가 다소 둔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간호·간병, '인·아웃 바운드 텔레마케터', '유치원 교사' 등 여성 중심의 직종에서 남성 구직자의 지원율이 평균 6.6% 가량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남성의 참여가 눈에 띄게 활발해진 분야는 간호·간병 직종으로 2005년 2월에는 전체 지원자의 약 6.9%만이 남자였던 데 반해, 2006년 2월에는 21.4%가 남자로 남성 구직자의 참여율이 무려 14.5%나 증가했다.
또 일반적으로 텔레마케팅으로 불리는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직종에서도 남성 구직자의 참여가 각각 6.1%, 6.3%씩 증가했다. 특히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는 과거 여성 중심의 직종이었으나 점차 남성 구직자들의 참여가 늘어나 2006년 2월 현재 직종 별 전체 지원자 중 각각 인바운드는 29.7%, 아웃바운드는 32.8%를 남성 지원자가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 유치원 교사는 남성 지원자가 11.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으며, 헤어·피부 관련 직종에서도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8.9%를 남자 지원자가 차지했다.
남성 중심의 직종에 참여한 여성 구직자도 다소 증가해 경비, 기계, 운전 등 일부 직종에서 여성 지원이 늘고 있다. 가령 경비의 경우 지난 해 보다 7.6%가 증가한 19.8%가 여성 지원자였으며, 기계 분야에서도 약 5.3%가 증가한 9.3%를, 운전에서도 4.9% 증가한 17.1%를 여성 지원자가 차지했다.
그러나 건설 노무와 이사 물류 분야에서는 여성 구직자들의 참여 비율이 줄어들어 성비 격차가 오히려 더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알바몬 이영걸 본부장은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일 자리 자체에 대한 요구가 더욱 중요해진데다 전통적인 성 구분에서 자유로운 20대 청년 구직자들이 본인의 성별을 제약으로 생각지 않고 본인의 능력과 직업 전망 등 보다 객관화된 가치로 구직활동을 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생각된다"며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어 구직자 및 직종에서의 남녀 성 구분이 점차 줄어들고 이것이 직장에서의 성 차별 완화로도 연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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