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회장의 HD현대 1년…조선 영토 넓히고, 승계 과제 남았다

HD현대 3분기 누적 영업익 9조8791억 원…280만 주 증여로 정기선 지분 9.67%, 추가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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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정기선 회장의 HD현대 1년…조선 영토 넓히고, 승계 과제 남았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취임 1년간 조선 계열사 통합과 해외 생산거점 확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발전사업 진출을 추진하며 그룹의 사업 영역을 넓혔다.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실적도 성장했지만, 최대주주 등극을 위한 지분 확보와 승계 재원 마련은 과제로 남아 있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HD현대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64조913억 원으로 전년 동기(52조5223억 원) 대비 2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조1277억 원에서 9조8791억 원으로 139.3% 늘었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5조3541억 원으로 전년 동기(21조7816억 원) 대비 1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8666억 원에서 4조4483억 원으로 55.2% 늘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17일 HD현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조선·건설기계 계열사 통합과 해외 생산거점 확대, 신사업 진출 등을 추진하며 그룹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대표적인 변화는 조선 계열사 통합이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추진해 생산설비와 기술·인력을 결집하고, 함정·특수목적선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건설기계 부문에서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통합해 HD건설기계를 출범했다.

해외 생산거점 확충에도 나섰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5척에서 2030년 23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필리핀 조선소 역시 2030년까지 연간 유조선 10척을 건조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는 AI 데이터센터용 발전사업을 키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 에너지 기업들과 6271억 원 규모의 20㎿급 발전설비 공급계약과 약 1조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 원 규모의 장기 공급 기본계약을 맺었다. 

HD현대는 선박 엔진 기술을 활용한 육상 발전설비 공급과 전력기기 사업 확대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넓히고 있다.

미래 에너지 분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육상 발전용 엔진 생산기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전용 생산시설 구축에 총 1조722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HD현대는 미국 원전 기업 테라파워와 협력해 SMR 핵심 설비 제작을 추진하고,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그룹 회장 취임 1년을 맞은 정 회장에게는 지배력 확대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정 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회장 승진 당시 6.12%였으나, 지난 9월 초 부친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280만 주(3.55%)를 증여받아 9.67%로 높아졌다. 다만 최대 주주인 정 이사장의 HD현대 지분율은 여전히 23.05%로, 정 회장의 지분율보다 13.38%p 높다. 

추가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재원 마련도 과제다. 28일 종가 14만4500원 기준 정 이사장이 보유한 1821만1330주의 지분가치는 약 2조6315억 원에 달한다. 이를 전량 증여받는다고 가정하면 1조 원이 넘는 세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 회장은 지난 9월 증여받은 280만 주에 대한 증여세 부담도 안고 있어 향후 지분 승계 과정에서 상당한 재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