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달러 대미투자…대형건설사 플랜트 경쟁 주목

현대건설·현엔 플랜트 잔고 24조…삼성물산·대우·DL도 원전·LNG·발전 사업 확대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취재] 2000억 달러 대미투자 열린다…대형건설사 플랜트 경쟁 주목

[그래픽=데이터뉴스가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생성]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2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국내 건설사들의 새로운 플랜트 수주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원전·발전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플랜트와 원전 사업 역량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의 향후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건설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6월 말 플랜트 부문 수주잔고는 24조1673억 원으로 연결 기준 전체 수주잔고 103조9831억 원의 23.2%를 차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전체 수주잔고 34조2440억 원 가운데 플랜트 부문이 9조2480억 원으로 27.0%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통해 한국의 대미 수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패키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나머지 2000억 달러는 전략적 투자에 활용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도 관세 협상 타결을 주요 한미 경제협력 성과로 언급하고 있다.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원전과 발전을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 분야가 국내 건설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가 실제 투자 대상에 포함될 경우 해외 플랜트 수행 경험과 원전·발전 시공 역량을 확보한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참여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플랜트 수주잔고가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플랜트 부문에서 5조6790억 원, 현대엔지니어링은 2조9632억 원을 신규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미국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에서 5조4000억 원을 수주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카자흐스탄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등을 확보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원전 분야를 해외 플랜트 사업의 한 축으로 두고 있어 향후 미국 내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플랜트 부문에서 4530억 원을 신규 수주했다. 6월 말 플랜트 수주잔고는 9조2480억 원으로 전체 수주잔고의 27.0%를 차지해 비교 대상 건설사 가운데 플랜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원전 분야에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스웨덴에서 추진되는 1.2GW 규모 신규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향후 미국의 전략적 투자가 원전과 SMR 등으로 확대될 경우 기존 해외 원전 사업 경험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플랜트 신규수주가 156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1154억 원보다 줄었다. 6월 말 기준 플랜트 수주잔고는 4조2280억 원으로 전체 수주잔고 53조4019억 원의 7.9%를 차지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해외 LNG 사업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모잠비크 LNG 액화플랜트 사업의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했으며, 파푸아뉴기니 LNG 중앙처리시설(CPF)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LNG 플랜트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플랜트 부문에서 7134억 원을 신규 수주했다. 6월 말 전체 수주잔고 28조8545억 원 가운데 플랜트 부문은 2조1732억 원으로 7.5%를 차지했다.

DL이앤씨는 지난 6월 5500억 원 규모의 동제주 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국내 복합발전과 양수발전 등 전력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북미 플랜트 수행 경험과 엑스에너지와의 SMR 협력도 향후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 진출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주요 건설사들이 플랜트와 원전·SMR, LNG, 발전 등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2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건설업계의 참여 범위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