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JB·iM 등 지방금융 3사, AX에 ‘따로 또 같이’ 급가속

AI 거버넌스는 공동, 업무 플랫폼은 각자 구축…기업은행은 ‘AI 네이티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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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JB·iM 등 지방금융 3사, AX에  ‘따로 또 같이’ 급가속

금융권이 인공지능 전환(AX)에 진입한 가운데, 지방금융지주와 국책은행 등 중견 금융사들이 생존을 걸고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막대한 자본력과 인적 자원을 무기로 AI 시장을 선점해가는 5대 대형 금융지주에 맞서, 이들 중견 금융사는 AX를 핵심 경영 과제로 삼으며, 경쟁적으로 관련 인프라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비엔케이(BNK)와 제이비(JB), 아이엠(iM) 등 지방금융지주 3사는 각 그룹의 업무 시스템을 AI 중심으로 바꾸면서도, AI 활용의 기준과 내부통제라는 영역에서는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들 3사는 제한된 인력과 투자 여력을 감안해, 공동 AI 거버넌스를 통해 규제·윤리 기준을 함께 마련했다. 이와 별도로, 각 그룹은 자체 AX 플랫폼과 조직을 통해 실행 속도를 높이는 ‘따로 또 같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JB·iM금융그룹 등 지방 기반 3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금융그룹 AI 거버넌스 수립 공동 컨설팅’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동 적용 및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거대 금융지주들의 물량 투입에 맞서 중견 지주사들이 뜻을 모은 이번 프로젝트는, △사내 표준 윤리 규정 제정, △내부통제 프로세스 구축,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 △AI 리스크 관리 방안 수립 등을 핵심 목표로 추진됐다.

이번 공동 거버넌스 구축은 ‘인공지능 기본법’을 비롯해 개인정보보호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한층 강화된 법적·제도적 규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프로젝트 수행을 주도한 JB금융 관계자는 “3사가 공동으로 컨설팅을 진행함으로써 중복 비용을 대폭 절감함은 물론, 규제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했다”며 “정기적인 디지털 협의체를 통해 향후 혁신금융서비스 공동 신청 및 AI 서비스 공동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동 거버넌스와는 별도로, 각 지방금융지주들은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은 개별 계열사가 유사한 AI 시스템을 각각 개발하던 악순환을 끊고, 지주 차원의 공통 인프라를 구축해 전 계열사가 공유하는 방식이다.

BNK금융그룹은 지주를 중심으로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9개 자회사가 함께 사용하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에 들어갔다. 여신, 외환, 고객·민원 분석, 광고심의, 책무관리 등 10대 핵심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한다. 여신 심사부터 신용장·스위프트(SWIFT·국제 은행 간 통신 협회) 전문 분석 등 복잡한 외환 업무까지 자연어 처리 기반의 AI가 지능형 지원을 펼친다. 그룹 차원의 ‘AX추진단’과 ‘미래디지털 전략 연구조직’을 결성해 산학 연계 연구 및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등 신기술 융합도 추진 중이다.

JB금융그룹은 ‘AX 내재화와 실행’을 2026년 최우선 경영 목표로 내걸었다. JB금융지주는 계열사별로 파편화돼 있던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주 중심의 ‘그룹 공동 클라우드’로 통합하는 사업을 전격 추진한다. AI 샌드박스를 구축하고, 망분리 규제 완화 흐름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네이버 클라우드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 엑스'를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에 도입하고 있다.

iM금융그룹 역시 iM뱅크 내 ‘AX추진단’을 신설하고 의사결정 및 영업 프로세스 전반에 AI를 이식하고 있다. 업무 지원을 넘어 내부통제, 정보기술(IT) 개발까지 AI 에이전트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고도화 및 핀테크 자회사를 통한 AI 기반 퀀트 투자 서비스 등 AX 영역을 확장 중이다.

기업은행, ‘기업금융 AI 네이티브 뱅크’로 차별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 분야에서 쌓아온 독보적인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금융 전문 AI 네이티브 뱅크’로의 체질 전환을 선언했다. 기업은행은 은행권 최대 규모인 약 12만 건의 내부 지식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탑재한 독자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비케이 생성형 AI(IBK GenAI)’를 구축해 실제 현장 업무에 전면 적용하고 있다. 

수출입 신용장 원문 자동 번역 및 저촉 여부 점검, 통합단말 처리 절차 안내 등 실무 효율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임직원이 직접 현장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기획·개발하는 ‘IBK AI 붐업 페스타’ 등을 개최하며 보수적인 금융 조직 문화를 현장 주도형 AX 문화로 바꿔가고 있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자체 개발한 ‘AI 거버넌스 시스템’과 2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AI&x테크센터’, ‘AI-비즈니스 릴레이션 매니저’ 제도를 운영 중이다. 6대 윤리원칙(인간 중심, 투명성, 차별금지, 프라이버시, 사회적 가치, 안전성)을 제정해 기술 도입에 따른 환각(Hallucination) 현상과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견 금융사들의 AX 전략은 기술 도입을 넘어 조직 체질 개선과 비용 효율화, 규제 선제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는 생존 전략”이라며 “지방금융 3사의 공동 거버넌스 모델과 기업은행의 특화 AI 플랫폼은 금융권 전체에 새로운 대안적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