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최근 10년간 패시브펀드 이긴 액티브펀드는 13% 뿐”

이코노미스트, “50년전 인덱스펀드 출범은 금융혁명…반세기 뒤까지 번성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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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로 미국에서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인덱스 펀드가 출범한지 50년이 흘렀다. 패시브 펀드(passive)의 대표상품인 인덱스 펀드는 그간 대부분의 전문 펀드매니저 운용펀드들보다 수익률이 좋았다. 

주가가 폭락하든 급등하든 인덱스 펀드는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더 높은 수수료를 떼가는 평균적인 펀드 매니저보다 나은 성과로 이어져 왔다.

패시브 펀드와 반대로,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앞으로 오를 것으로 판단한 종목을 직접 골라 투자한다. 시장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이 목표인 만큼, 조사와 운용에 드는 비용이 많고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인덱스 펀드는 ‘주식을 잘 고르는 능력’보다 ‘시장을 싸게 소유하는 능력’이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인덱스 펀드는 명확한 벤치마크 기준으로 운용 내역이 투명하다. 운용보수도 낮다. 확률적으로도 유리한 선택이다”라며 “50년 뒤에도 이는 더 강력해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라고 이 주간지는 밝혔다.

실제로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30일까지 1년간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 가운데 비교대상인 패시브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비율은 27%에 그쳤다고도 보도했다. 최근 10년동안을 봐도, 패시브 펀드를 이긴 액티브 펀드는 13% 뿐이었다.

50년 전 이번 달에 ‘뱅가드 최초 인덱스 투자신탁(Vanguard First Index Investment Trust)’가 출시됐다. 출발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뱅가드의 창립자 잭 보글은 이를 "철저한 실패"라고 불렀다. 

그는 5000만~1억5000만 달러(약 707억7500만~2123억2500만 원)를 모금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고작 1100만 달러(약 155억7050만 원)를 거뒀을 뿐이었다. 현재 가치로 6500만 달러(약 919억8800만 원)쯤 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 펀드는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에스앤피(S&P)500을 그대로 추종하는 최초의 개인투자자용 펀드였다. 이에 대한 금융업계의 반발은 거셌다. 당시 투자 전문가들의 반응을 한 금융 전문지의 기사는 비꼬듯 이렇게 표현했다. “인덱스 펀드는 투자자의 포기에 불과하다. 곧 사라질 유행일 뿐”이라는 주장이 상당한 감정을 실어 제기됐다

반세기 뒤 인덱스 펀드는 시장을 지배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날 조짐은 전혀 없다. 미국 투자펀드가 운용하는 순자산 가운데 50% 이상이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에 들어가 있다고 업계 단체인 미국투자회사협회(ICI)는 추산한다.

특히 미국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만 보면, 그 비중은 64%에 달한다. 2026년 5월 기준 ICI 자료에서도 장기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인덱스 상품의 자산은 21조8200억 달러(약 3경875조3000억 원)로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미국 국내 주식형에서는 63.9%였다.

아마 누구나 적어도 하나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 저축한 돈을 통해서든, 회사의 퇴직연금 제도를 통해서든, 혹은 대학의 기부금·기금을 통해서든.
 
액티브 자산운용사들은 여전히 불만
당연하게도, 인덱스 펀드의 성장 때문에 자신들의 일자리가 잠식당한 전문 주식선택자(stock-picker)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2016년 브로커 회사인 번스타인은 인덱스 투자를 두고 “마르크스주의보다 더 나쁘다”고 격렬하게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영국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펀드매니저인 테리 스미스가 반기 투자자 서한에서 자신의 오랜 부진한 성과를 상당 부분 “소위 패시브 또는 인덱스 펀드가 지배하는 시장” 탓으로 돌렸다.

한 가지 측면에서는 스미스의 주장이 옳다. 잭 보글이 만들어낸 인덱스 펀드는 20세기 금융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 혁신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대부분의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인덱스 펀드를 ‘패시브’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그것은 사실상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

지난 50년 동안 인덱스 펀드는 시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 역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능동적인 선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선택: 어떤 지수를 추종할 것인가
가장 명백한 선택은 어떤 지수를 추종할 것인가다. 예를 들어 유럽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고 해보자. 유럽 대형주 50개로 구성된 유로스톡스(STOXX Europe) 50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396개 종목을 포함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럽을 선택할 것인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둘 다 ‘패시브’ 투자지만 결과는 상당히 다르다.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투자자가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방식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패시브’하게 투자한다. 하지만 나스닥100은 기술주에 크게 집중된 지수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따라서 금융이나 부동산처럼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일부 산업을 사실상 제외한다는 것.

즉, “지수를 추종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하나의 투자 판단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전 세계 주식시장 전체를 사면 끝인가
그렇다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의 글로벌 올캡(Global All-Cap)처럼 전 세계 시장을 포괄하는 지수를 선택하면 어떨까? 이 지수는 전 세계 1만 개가 넘는 기업을 포함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이코노미스트의 질문은 끝나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완전한 패시브 투자’를 주장하려면 ‘시장 포트폴리오’를 사야 한다. 시장 포트폴리오에는 그런데, 주식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투자 가능한 모든 자산이 포함돼야 한다.

예를 들어, ▲사모대출(private credit) ▲부동산 ▲미술품 ▲고급 와인 등도 포함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주식 인덱스 펀드와 채권 인덱스 펀드를 60 대 40으로 배분하는 것조차도 엄연히 액티브한 결정이다.

대체 왜 60 대 40인가? 왜 50 대 50은 아닌가? 왜 70 대 30이 아닌가? 즉, ‘패시브 투자’라고 부르는 포트폴리오에도 수많은 능동적 판단이 숨어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인덱스 펀드도 완전히 패시브하지 않아
인덱스 펀드 자체도 완전히 패시브하지는 않다. 뱅가드의 주식부문 책임자인 로드니 코메기스는 인덱스 펀드 운용사들이 일반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최초의 인덱스 펀드가 출시됐을 때는 펀드 규모가 너무 작아서 S&P500에 포함된 모든 주식을 살 수 없었다. 그래서 펀드는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약 300개 정도를 샘플로 선택했다. 이런 방식은 오늘날에도 사용된다.

또한 운용사는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매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 또 모든 투자자가 특정 시점에 매매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을 때 그로 인해 발생할 불리한 가격을 피하기 위해 거래 전략을 조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 엑스 같은 기업이 새로운 지수에 편입된다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은 반드시 그 주식을 사야 한다. 이를 시장 참가자들이 미리 알고 있다면, 주가가 그 전에 움직일 수 있다.

운용사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 또 일부 인덱스 펀드는 공매도 투자자에게 주식을 대여하고 수수료를 받아 수익률을 높이기도 한다. 즉, 인덱스 펀드는 단순히 컴퓨터가 지수를 따라가며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인덱스 펀드가 거꾸로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쳐
가장 중요하면서도 우려스러운 문제는 이것이다. 인덱스 펀드가 자산가격 자체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단순히 인덱스 펀드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주가는 실제 거래에 의해 결정된다. 거래 속도가 느린 인덱스 펀드는 아무리 규모가 커도 전체 주식시장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그런데 여러 연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덱스 펀드가 시장에 가격 왜곡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특히 널리 알려진 연구 중 하나가 ‘비탄력적 시장 가설(inelastic markets hypothesis)’이다.
이 연구가 제시하는 핵심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주식에 일정한 비중으로 투자하는 펀드, 즉 인덱스 펀드 같은 고정배분 펀드로 1달러(약 1414.5원)가 주식시장에 유입될 경우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3~8달러(약 4243.5~1만 1316 원)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수치는 특정 연구의 추정치이며 모든 시장과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는 법칙은 아니다.

또 다른 연구들은 인덱스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이 가장 규모가 큰 기업들의 주가를 불균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식시장 거품과 대기업 독점 강화 불러
그렇다면 인덱스 펀드의 인기가 향후 문제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 인덱스 펀드가 주식시장 거품을 부풀리는 데 기여하면서 동시에 소수의 거대 기업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학계에서도 이 문제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나왔다. 2025년 리뷰 오브 파이낸셜 스터디즈(Review of Financial Studies)에 게재된 연구는 패시브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경제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업들의 주가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미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대형 기업일수록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인덱스 펀드 처분 말라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우려조차 인덱스 펀드에서 돈을 빼야 한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주가가 폭락할 때도, 반대로 주가가 급등할 때도 인덱스 펀드는 시장 평균을 그대로 따라간다.

시장환경만 놓고 보면, 올해는 액티브 펀드에 유리해야 했다. 같은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수익률 격차가 수십년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오를 종목과 내릴 종목이 뚜렷해질 수록, 종목을 잘 고른 액티브 펀드는 지수를 앞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WSJ는 분석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큰 기업에 높은 비중을 두는 미국 지수의 구조가 인덱스 펀드의 손을 들어줬다. S&P 500 상위 10개 기업의 비중은 40%를 넘어 1960년대 이후 최고수준이다. 소수 초대형 기술주의 급등이 지수 전체의 수익률을 계속 끌어올린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평균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는 결국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개별 주식선택자보다 유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액티브 투자자는 시장 평균에서 더 높은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50년 후를 생각해보면 인덱스 펀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존재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인덱스 펀드의 시대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더 강력해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