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올해가 ‘국제 온라인 결제의 주류’ 원년”

FT, “거래규모가 비자카드에 버금가…사라진 문자요금처럼, 결제비용 크게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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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 국제 송금과 온라인 결제의 주류가 되는 원년은 올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용자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구분되지 않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 파트너 크리스 딕슨의 기고를 통해 밝혔다.

과거 인터넷이 통신사를 단순 망 사업자로 만들었듯, 스테이블코인은 은행과 카드사를 인프라 사업자로 바꿀 것이라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인터넷은 정보의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가상화폐는 돈에 대해 이와 유사한 영향을 만들고 있다. 최근 헤드라인은 비트코인 가격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결제에서는 더 깊고 오래 지속될 변화가 진행 중이다. 올해는 스테이블코인, 즉 달러 같은 자산에 연동된 가상화폐가 온라인과 국제 결제의 주류 일부가 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이를 돈의 “왓츠앱 순간(WhatsApp moment)”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왓츠앱 같은 채팅 앱은 국제 문자 메시지 비용을 건당 30센트(약 432.6원)에서 0으로 붕괴시켰다. 스테이블코인도 금융 거래에서 이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봇과 비정상 활동을 제거한 후에도, 스테이블코인은 작년에 12조 달러(약 1경 7308조 8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이동시켰다. 이는 지난해 17조 달러(약 2경 4520조 8000억 원) 거래를 처리한 비자 규모에 근접하지만, 비용은 훨씬 적다고 FT는 밝혔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에 인터넷의 원래 비전을 가져오고 있다.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이 그것. 블록체인 기술이 스테이블코인을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만든다. 이때문에, 돈은 사실상 소프트웨어가 되고 있다고 FT는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일상 소비자 활동에서 이뤄지기보다, ‘크립토 네이티브’ 및 글로벌 비즈니스 거래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이것은 변하고 있다. △사용자 마찰을 줄이는 개선과 △기존 금융기관과의 통합이 진행될수록, 대중적 채택(Mass Adoption)도 함께 확대될 것이다.

전 세계 사람들은 자신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거의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 단지 달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스테이블코인과 달러의 차이는 최종 사용자에게 추상적 개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 토큰은 1달러 또는 동등 자산으로 담보되며, 이름은 문제가 안된다. 중요한 것은 △이전 어떤 결제 기술보다 신뢰성이 높고, △사실상 무료에 가깝고, △결제가 거의 즉시 이루어질 만큼 훨씬 빠르다는 점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정책과 기술이 정렬될 때 무엇이 가능한지도 스테이블코인은 보여준다. 지난해 제정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칙을 명확히 했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미국 의회가 클레러티법(Clarity Act)을 검토 중이라는 점.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떠받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을 규제하게 된다. 이 법은 이 네트워크들이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확장될지, 아니면 정체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도전자에게 공정 경쟁 환경과 혁신 공간을 제공하면, 시장은 작동한다고 FT는 말했다. △웹이 기존 사업자를 이긴 방식, △미국이 인터넷을 지배하게 된 방식,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오늘날 결제 구조를 능가하게 될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FT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을 인식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기술 기업·은행·소매업체 일부는 이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피델리티처럼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곳도 있다.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는 최근 여러 크립토 기업을 인수한 뒤 결제에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결제 수수료를 약 3%에서 1.5%로 즉시 낮췄으며 추가 하락 여지도 크다. 스페이스엑스는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등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거나 자본 통제가 강한 지역에서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한다. 일부 기업은 글로벌 직원 급여를 더 빠르게 지급하는 데 활용한다.

궁극적으로 인터넷은 기계 간(M2M) 상거래가 활발한 열린 시장으로 변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거래를 중개하고, 계약을 실시간으로 정산하는 세상이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에는 덜 주목받는 2차 효과도 있다. △다극화 세계에서 달러 패권을 강화하고, △미국 국채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이다. 주요 발행사인 서클과 테더는 이미 약 1400억 달러(약 202조 60억 원) 규모의 단기 미국 국채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 국채 상위 20대 보유국 수준이다. 현재 성장 속도가 유지되면 내년에는 상위 10위 나라 수준에 들어갈 것이다. 씨티연구소는 2030년에는 스테이블코인이 외국 정부와 상업은행을 제치고 최대 미국 국채 보유자가 될 가능성도 본다.

이것은 단순한 결제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금융의 재정렬이다. 인터넷이 ‘국경 없는 소통’을 만들었다면,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없는 가치 이전’을 만든다. 명확한 규칙과 시장 구조가 마련된다면,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관(파이프)과 기둥이 될 수 있다고 FT는 역설했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