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주당과 금융당국은 오는 20일 비공개 당정 협의를 갖고, 올해 3월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법제화하는 등 디지털자산 제도화를 골자로 한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현실화되면, 국내 결제·송금 시스템이 크게 바뀔 수 있고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의 지급결제 활용 등도 가능해진다. 특히 정부는 올해 국고금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활용을 확대, 공공부문에서의 서비스 실증 사례도 추진하고 있다.
14일 데이터뉴스 취재에 따르면, 현재 당정이 논의중인 핵심 쟁점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다.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성을 고려해, 은행이 지분 50%+1주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초기 발행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은행 지분이 절반을 넘는 구조에는 반대”하고 있어, 이날 당정 협의에서 최종 합의점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발행 주체는 인가제를 통해 자본력 등을 심사받으며, 발행액의 100% 이상을 준비자산으로 유지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이후 당정은 하반기 중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이전·거래 규율 방안(외국환거래법 등 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상장사와 전문 투자법인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는 연내에 허용될 방침이다. 2017년 전면 금지된 지 9년 만에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상장법인 가상화폐 연간 투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거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투자 대상은 국내 5대 거래소 공시 기준 ‘반기별 시가총액 상위 20위 내 종목’으로 제한된다.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 포함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자기자본 27조 원)의 기준 한도 내 투자만으로도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해외에 없는 투자 한도 제한은 자금 유입 요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거래 편의성 제고를 위해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추진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이 기초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현물 ETF 상장이 불가능했다. 제도적 틀이 마련되면 해외처럼 비트코인 현물 ETF 등이 도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편, 정부는 국고금 관리의 디지털 전환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2030년까지 국고금의 25%를 디지털화폐로 집행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먼저 올해 상반기 중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사업’에 CBDC 기반 예금토큰을 시범 적용한다. 적격 충전기 구매 확인 시 예금토큰을 지급해, 부정수급 방지와 정산기간 단축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법인 투자자 유입, 현물 ETF 검토가 시너지를 이루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투기 중심에서 기관 중심의 안정된 시장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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