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DBMS는 국산화가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왔지만, 꾸준한 제품 기술력 강화와 고객 맞춤형 지원 등을 통해 공공 DBMS 영역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사진=큐브리드
국산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기업 큐브리드가 공공 정보화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5 공공부문 정보자원 현황 통계’에 따르면, 큐브리드는 공공 DBMS 점유율 10.6%를 달성했다. 국산 DBMS 최초의 두 자릿수 점유율 기록이다.
이는 외산 기업들이 장악해 온 시장에서 국산 오픈소스 DBMS가 본격적으로 입지를 확대했다는 의미다. 큐브리드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민간시장 진출과 인공지능(AI) 시대 대응을 위한 벡터DB(VectorDB) 개발까지 영역을 넓히며 차세대 데이터베이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DBMS는 운영체제와 함께 국산화가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왔지만, 꾸준한 제품 기술력 강화와 고객 맞춤형 지원, 인식 개선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PL/CSQL 제공을 통해 오라클 호환성을 높이며 기존 레거시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고, 오픈소스 라이선스 기반으로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는 점이 공공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큐브리드는 2016년 405개(점유율 2.6%)였던 공공부문 DBMS 도입 수량을 2024년 2017개(10.6%)로 늘렸다. 점유율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격차도 3.8%로 좁혔다. 업계에서는 3년 안에 큐브리드가 공공 DBMS 시장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병주 대표는 공공 DBMS 시장에 대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기술 자립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어 오픈소스 기반 국산 DBMS가 유리한 환경”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또 “글로벌 벤더 DBMS는 높은 라이선스 비용 탓에 점차 점유율이 축소될 것”이라며 “큐브리드는 성숙된 제품력과 합리적인 가격, 신속한 기술 지원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큐브리드는 공공부문 외에도 KBS, 에스오일, 동국제강, 하나투어 등 여러 민간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공공 및 국방 시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정 대표는 “본격적인 민간시장 공략은 2~3년 뒤가 될 것”이라며 “금융, 통신, 제조, 유통 등에서 오픈소스 DBMS 도입이 늘고 있어 공공부문에서 쌓은 신뢰를 민간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AI 시대에 대한 대응 전략도 밝혔다. 큐브리드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주관 과제를 통해 벡터DB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임베딩 벡터 형태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유사도 검색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설계된 DB로,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인 검색증강생성(RAG) 구현에 필수적이다.
정 대표는 “AI와 클라우드 전환이 DBMS 생태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친화적 제품 고도화, 벡터DB 상용화, 오픈소스 생태계 확산을 통해 큐브리드를 국내 대표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큐브리드가 공공부문에서 거둔 성과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오라클 등 외산 벤더에 치우쳐 온 공공 DBMS 시장에서 국산 오픈소스 솔루션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큐브리드가 이를 바탕으로 AI·클라우드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큐브리드가 민간시장과 차세대 기술 영역까지 어떻게 확장할지 주목된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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