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카프 팔란티어테크놀러지스 창업자 겸 CEO(왼쪽),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창업자 및 초대 CEO / 사진=링크드인, 세계경제포럼 [취재] ‘복잡함을 꿰뚫는 힘’…AI 시대 빛나는 철학도 CEO들](/data/photos/cdn/20250832/art_1754617111.jpg)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테크놀러지스 창업자 겸 CEO(왼쪽),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창업자 및 초대 CEO / 사진=링크드인, 세계경제포럼
철학과 IT는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IT 업계에서 철학을 공부한 CEO들이 이끄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복잡한 기술을 단순하게, 그리고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데 철학이 큰 힘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12일 데이터뉴스가 취재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가장 잘나가는’ IT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 겸 CEO 알렉스 카프다. 그는 하버포드칼리지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거쳐 괴테대에서 신고전 사회이론으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팔란티어에서 우리가 해온 일은 MBA 교과서에는 없는 것이었다”며 “박사 과정 중 프로이트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가장 값진 비즈니스 교육이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이해한 덕에 엔지니어들의 동기를 유도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 최대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 링크드인의 창업자이자 초대 CEO인 리드 호프만도 철학을 공부한 대표적인 IT 창업가다. ‘페이팔 마피아’ 중 한 명인 그는 AI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의 공동 창립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스탠퍼드대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한 리드 호프만은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철학은 ‘명확하게 사고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며 “창업과 투자에서 전략을 만들고 리스크를 분석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AI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와이즈넛의 강용성 CEO가 대표적이다.
건국대에서 철학을 공부한 강 대표는 “철학과 IT가 동떨어진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두 분야는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고 말한다.
그는 “IT의 본질이 복잡한 기술을 사람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일이라면, 철학은 복잡한 현상과 개념을 이론적으로 구조화하고 설명하는 학문”이라며 “결국 두 영역 모두 복잡성을 이해하고 핵심을 꿰뚫는 구조적 사고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기업 경영에서도 철학적 사고가 유용하다고 본다.
그는 “기술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된다”며 “이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안에서 중심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철학적 사고”라고 말했다.
와이즈넛은 자연어처리 기술을 중심으로 25년간 사람과 시스템 간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해 왔다. 현재는 이를 기반으로 기업과 기관 안에서 사용자의 언어와 의도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대응을 수행하는 AI 기술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할루시네이션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산업별 특화된 AI 에이전트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강 대표는 “AI는 사람의 언어와 의도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기술인 만큼, 공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감수성이 더해져야 한다”며 “철학, 언어학 등 다양한 인문학 전공자들이 AI 발전에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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