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손해보험의 수익성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연초 산불에 이어 최근에 발생한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농가 피해가 급증하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NH농협손해보험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농작물재해보험 원수보험료는 4026억 원으로 집계됐다.
NH농협손보는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등 정책성 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정책보험을 판매하기 때문에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대규모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농협손보는 올해 3월 영남권에서 발생한 산불피해로 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번 산불로 인해 보험사에 접수된 보험구 청구 건수는 50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농작물재해보험은 장기손해보험(675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해당 보험에서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수익성 관리가 어려워졌다.
산불 발생으로 인해 화재보험, 특종보험 등 관련 보험의 손해율이 상승한 점도 순이익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각 보험별 올해 1분기 손해율은 89.3%, 67.8%로 전년 동기(19.3%, 59.1%) 대비 70.0%p, 8.7%p씩 증가했다.
손해율은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보험회사의 영업수치를 결정하는 대표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100%p를 넘으면 보험사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NH농협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보험손익에서 18억32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616억 원)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됐다. 이로 인해 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534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04억 원으로 절반 넘게(61.8%) 감소했다.
이에 올해 초 취임한 송춘수 NH농협손보 대표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송 대표는 1965년 경남 합천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NH농협손보에서 경남지역총국장(2015년), 농협보험본부장(2016년), 마케팅전략본부장(2018년), 법인영업부 부장(2019년), 고객지원부문 부사장(2022년) 등을 역임했다.
1분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발생한 폭우로 인해 농협손보의 시름이 다시 깊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2만8491헥타르(ha)에 달하는 농지가 침수된 것으로 잡정 집계됐다. 서울시 면적(6만500ha)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NH농협손보는 먼저 농가 피해 지원에 나선 상태다.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신속한 피해 접수와 보상 절차에 돌입했다. 피해 농구 지원을 위해 ▲조사 인력 사고현장 우선투입 ▲신속한 피해조사 실시 ▲손해액 50% 이내 선지급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빠른 피해 복구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