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게임 주식 늘렸는데…시프트업만 팔았다

크래프톤 등 주요업체 지분 확대…주력 게임 기대 못 미친 시프트업 1%p 이상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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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국민연금 게임사 지분 확대 2000억 투입…그 와중에 시프트업은 덜어냈다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4개월간 주요 게임기업 지분을 늘리는데 2000억 원 이상 투입했다. 이를 통해 2021년 이후 점차 낮아졌던 국민연금의 게임기업 지분율이 대체로 회복됐다. 

반면, 시프트업 주식은 매도, 지분율을 크게 줄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게임사 지분 변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5개 주요 게임사 지분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이를 위해 2049억 원을 투입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3월 14일 국민연금이 크래프톤 주식 보유비율을 6.52%에서 7.10%로 0.58%p 높였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895억 원을 들여 크래프톤 주식 25만1419주를 매입했다.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이 게임사 지분 확대에 투입한 금액 중 가장 큰 규모다. 

보유 목적은 일반투자 목적에서 단순투자 목적으로 변경했다. 단순투자는 의결권 행사, 신주인수권 등 기초적인 주주권 행사만을 하는 것이고, 일반투자는 경영권 영향 목적은 없으나 배당 관련 주주제안, 이사 선임 반대 등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이어 지난 4월 118억 원을 투입해 더블유게임즈 지분율을 6.95%에서 7.96%로 1.01%p 끌어올렸다.

회사 측은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가 안정적인 소셜 카지노 매출과 수익성, 해외 게임사 인수, 주주환원 확대 등 회사의 경영전략을 긍정적으로 본 결과라고 자평했다. 

국민연금은 특히 지난달 집중적으로 게임기업 지분을 확대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13일 NHN 지분율을 6.47%에서 7.57%로 상향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넷마블 지분율은 5.15%에서 6.15%로, 엔씨소프트 지분율은 7.31%에서 8.34%로 상승했다. 이들 3개 기업 지분 확대에 1000억 원 이상 투입됐다. 

[취재] 국민연금 게임사 지분 확대 2000억 투입…그 와중에 시프트업은 덜어냈다
이처럼 최근 주요 게임사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결과, 국민연금의 게임사 지분율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20년 수준에 근접하거나 오히려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더블유게임즈 지분율은 2020년 말(7.95%)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했고, 넷마블은 줄곧 5%대에서 6%대로 오히려 높아졌다. 줄곧 6%대였던 국민연금의 크래프톤 지분율도 현재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씨소프트와 NHN 지분율은 2020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며 각각 8,34%와 7.57%를 기록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엔씨소프트 지분율은 주요 게임사 중 가장 높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게임사 주식 비중을 늘린 것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하락세가 뚜렷했던 게임주가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실적 전망이 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오동환·유승민 애널리스트는 게임 업종에 대해 하반기에 대작 출시와 기존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 강화로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주요 게임사 중 시프트업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오히려 줄였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시프트업 주식 318억 원어치를 매도해 지분율을 7.17%에서 6.08%로 낮췄다.

시프트업의 주력 게임인 ‘승리의 여신: 니케’ 매출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글로벌 매출 역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상장 1년이 되면서 의무보유 물량이 풀리는 것도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