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5조7972억 원 증가, 영업이익 23조1418억 원 증가, 당기순이익 19조8529억 원 증가. SK하이닉스가 13년간 이룬 성과다. 최태원 회장의 결단으로 SK그룹이 품에 안은 SK하이닉스는 미래 트렌드를 읽는 통찰과 과감한 투자,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8일 SK그룹은 창립 72주년을 맞는다. 최 회장은 72년 SK그룹 역사속에 중요한 이정표들을 남겨왔다. 대표적인 결단은 SK하이닉스를 인수한 것이다.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 원, 영업이익 23조4673억 원, 당기순이익 19조7969억 원을 달성했다.
SK그룹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1년에는 매출 10조3958억 원, 영업이익 3255억 원, 당기순손실 560억 원에 머물렀다.
13년 새 매출은 537%, 영업이익 7110% 증가했고, 마이너스였던 당기순이익은 20조 원 가까이 늘었다.
그 사이 기업가치도 급등했다. 2011년 초반 약 16조 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7일 기준 약 120조 원으로 7.5배 늘어나며 2위에 올라 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이 품에 안을 당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SK하이닉스(당시 현대전자)는 설립 후 빠르게 자리를 잡았지만, IMF 사태 속에서 LG반도체를 합병한 뒤 시장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결국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를 매각했고, 2001년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게 됐다.
한계 상황에 몰려 있던 SK하이닉스는 2012년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 채권단의 인수 의사 타진에 대부분의 대기업이 반응하지 않은 가운데 SK그룹이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이다.
![▲2012년 3월 26일 SK하이닉스 출범식에서 최태원 회장(오른쪽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SK하이닉스 공식 출범을 알리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기획] 최태원의 결단…외면받던 SK하이닉스, 반도체 신화 쓰다](/data/photos/cdn/20250415/art_1744005752.png)
▲2012년 3월 26일 SK하이닉스 출범식에서 최태원 회장(오른쪽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SK하이닉스 공식 출범을 알리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SK그룹 내부에서도 기존 사업과 반도체 사업의 시너지가 불투명하다며 반대가 있었지만,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며 인수를 강행했다.
하이닉스는 2012년 2월 SK텔레콤이 지분 인수를 완료하면서 SK그룹의 일원이 됐다.
SK하이닉스 지분 21.05%를 인수하는데 투입된 3조3700억 원 중 1조300억 원이 채권단 지분(구주) 인수에 쓰였고, 신주 발행을 통해 2조3400억 원이 SK하이닉스의 자본금으로 유입됐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경쟁사들이 대부분 투자를 줄이는 불황기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우수인력 확보와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인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대표주자가 되는 토대가 됐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선보인 후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했고,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 사진=SK하이닉스 [기획] 최태원의 결단…SK하이닉스, 반도체 신화 쓰다](/data/photos/cdn/20250415/art_1744005404.jpg)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 사진=SK하이닉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재 경영환경은 성장보다 생존을 먼저 얘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움츠러들기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앞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수 이후 SK그룹은 수십조 원을 설비와 장비에 투자해 M14 팹(2015년), M15 팹(2018년), M16 팹(2021년)을 건설하며 생산 능력을 늘렸다.
2011년 3조4920억 원이던 투자 집행실적은 2024년 17조9560억 원으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연구개발비도 2011년 8338억 원에서 지난해 4조9544억 원으로 6배로 늘었다.
직원 수는 1만9601명에서 3만2390명으로 1만2789명 증가했고, 생산 가동시간은 9165만 시간에서 2억5690만 시간으로 1억6525만 시간 늘었다.
재무적 리스크로 대부분의 기업이 외면했던 SK하이닉스는 미래 산업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통찰과 과감한 결단, 그리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기술 축적을 바탕으로 반도체 수퍼사이클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대표기업으로 탈바꿈했고, SK그룹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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