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슈퍼사이클이 선박엔진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박엔진 기업인 한화엔진과 HD현대마린엔진은 친환경 엔진 수요와 중국시장 수주가 늘면서 가파른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1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선박엔진 기업(한화엔진, HD현대마린엔진)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한화엔진은 지난해 매출 1조2022억 원, 영업이익 71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0.7%, 722% 증가했다. 수주잔고는 3조3841억 원으로 2023년 말(2조5473억 원) 대비 32.9% 늘어났다.
HD현대마린엔진도 매출 3158억 원, 영업이익 332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각각 28.9%, 85.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6646억 원으로, 약 2.1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핵심 동력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규제 강화로 인해 이중연료(DF) 엔진 등 친환경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DF 엔진은 기존 연료인 벙커C유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개념의 엔진이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마린엔진은 선박 엔진 영업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 비중 증가가 실적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엔진도 DF 엔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한화엔진의 선박엔진 수주 1조5944억 원 가운데 DF엔진은 82.2%(1조3151억 원)을 차지했다. 2022년엔 83.4%, 2023년엔 94.8%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수주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HD현대마린엔진은 지난해 11월 847억 원, 12월 126억 원 규모의 중국 조선사와 선박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엔진도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에서 중국향 수주가 33%를 차지하며, 전체 선박엔진 매출(1조223억 원)의 32.0%(3273억 원)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한화엔진은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월 아시아 기업과 6292억 원 규모의 선박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과 836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지난 5일에는 아시아 지역 선사와 2160억 원 규모의 선박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재까지 총 9288억 원 규모의 엔진 공급 수주를 확보했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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