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이 3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통합 온누리상품권 서비스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사진=웹케시그룹
“3월 1일 디지털 통합 온누리 상품권 서비스 오픈은 불가능합니다.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포기해야 합니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3일 비즈플레이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통합 온누리 상품권 서비스를 3월 1일 정상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조폐공사가 수행 중인 온누리상품권 통합플랫폼 구축 및 운영사업과 관련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통합운영 시점이 연기된 가운데 한국조폐공사가 규정을 어기며 하도급을 주고, 기존 사업자에게 무리하게 데이터 설계도(ERD)를 요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현실적으로 준비가 부족해 3월 1일 서비스 오픈 시 이용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국조폐공사는 적법하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석창규 회장은 “한국조폐공사 하도급은 확인된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법 위반 여부 판단은 향후 감사원 등 유관 기관의 역할이다. ERD(플랫폼 설계도) 기술 유출 또한 미래에 우려가 현실화 됐을 때 한국조폐공사에 책임을 물으면 된다. 하지만, 3월 1일 정상적인 서비스 오픈 불가는 당장 직면한 현실이기 때문에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온누리상품권은 KT가 카드형, 웹케시 자회사 비즈플레이가 모바일형을 운영해왔는데, 이를 통합해 운영할 대행사 선정을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해 6월 디지털온누리상품권 통합운영 대행 공고를 냈다.
소진공은 한국조폐공사를 운영대행사로 선정하고 관련 업무를 위임했다. 당초 1월 1일이 통합운영 시작 시점이었지만, 촉박한 준비시간 등을 이유로 3월 1일로 일정을 연기됐다.
비즈플레이는 디지털온누리상품권의 신규 사업자로 한국조폐공사가 선정된 8월 말 이후 기존 사업자로서 신규 운영사업자가 고려해야 할 14대 리스크 및 중점 사전 반영 사항을 제공한데 이어 9월 초 한국조폐공사와의 정기 업무회의에서 1월 1일 정상 오픈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석 회장은 “상품권 사업자 변경 시 ERD를 요청한 사례는 없었다. 또 이전 사업자와 신규사업자간 이관 스펙은 늦어도 지난해 9월 확정해야 했다. 또 한국조폐공사는 운영 플랫폼이 없고 구축 중이었다”고 말했다.
비즈플레이는 지난해 10월 소진공으로부터 업무협조 요청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요청 사항이 없었고, 11월 중순에는 한국조폐공사로부터 2개월 업무 연장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비즈플레이는 11월 말 미팅을 통해 2개월 업무 연장을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정상 오픈이 불가한 이유를 재차 설명했지만, 한국조폐공사에서는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비즈플레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월 1일 디지털온누리상품권 정상 오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한국조폐공사는 정상 오픈을 위한 필수고지 기한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비즈플레이에 따르면, 설 명절 빈번히 발생하는 ‘선물하기&기업 구매’의 경우 고지 60일 전에 진행해야 하는데, 한국조폐공사는 필수 고지 기한이 초과된 지난 2일 밤 10시에 오는 15일 선물하기&기업구매를 중단한다고 고지했다.
석 회장은 “1월 15일 선물하기&기업구매를 중단하면, 3월 1일까지 구매가 불가하다”며 “이는 설 명절 시기에 구매를 막아 소상공인에게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조폐공사가 대용량 이관 사전 준비와 이관방법이 부재하다고 주장했다.
정상적으로 사업자 변경을 하려면 6주에서 8주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한국조폐공사는 이관 스펙이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상 오픈을 위해 3회 이상의 개발계 테스트와 2회 내외의 실제 운영 플랫폼 검증 테스트가 필수이며, 이를 위해 3~4개월이 필요하다는 것이 비즈플레이의 주장이다.
한국조폐공사가 이관의 필수 요소인 이관 스펙을 요청하지 않고, 비즈플레이의 핵심 기술 자산인 ERD를 요청한 것은 한국조폐공사의 운영 플랫폼 테스트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게 비즈플레이의 판단이다.
비즈플레이는 또 한국조폐공사가 운영 사업자의 필수과업을 누락했다고 밝혔다. 한국조폐공사는 8만3000개 기업 구매 이관 데이터 업무를 누락했으며, 기존 온누리 상품권 정책 반영에 대한 315건 플랫폼을 미적용했다는 것이 비즈플레이 측 주장이다.
석창규 회장은 “현재 한국조폐공사는 디지털온누리상품권 운영사업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3월 1일 서비스를 오픈하면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고통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