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예상 넘은 교체폭…본부장도 CEO로 직진

진옥동 회장 2년차 대대적 인적쇄신 단행, 13명 중 9명 교체…평균 연령 56.1세, 본부장급 5명 CEO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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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호 신한금융, 세대교체…본부장도 계열사 대표로 직진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연말 인사에서 임기 만료 자회사 CEO의 약 70%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주요 포인트로 세대교체가 꼽히며, 직위보다 경영능력 중심 평가를 통한 본부장급 CEO 대거 발탁도 특징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5일 임기 만료 등으로 인사 대상이 되는 13개 자회사 중 9곳의 CEO 교체를 결정했다.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신한벤처투자가 새로운 대표이사를 맞는다.

진옥동호 신한금융, 세대교체…본부장도 계열사 대표로 직진
신한금융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 추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진옥동 회장이 자경위에서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 규모는 진옥동 회장 체제 1년차인 지난해보다 커졌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부서에서 발생한 1300억 원대 손실을 책임지고 자진 사임한 것을 감안해도 변화 규모가 확대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임기만료 자회사 CEO 9명을 모두 연임시키며 차기 사장단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취재]신한금융, 예상 넘은 교체폭…본부장도 CEO로 직진

이번 인사의 주요 포인트로는 세대교체가 꼽힌다.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들의 평균 나이는 56.1세다. 전임 대표이사(57.4세) 대비 1.3세 젊다. 민복기 신한DS 대표이사 후보자(1970년생)와 김정남 신펀드파트너스 대표 후보(1968년생)의 경우 현 대표이사보다 다섯살 적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최연소 대표이사 자리는 유임되는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가 지켰다. 강 대표는 1977년생으로, 올해 나이는 47세다. 강 사장은 손보업계 대표이사 중에서도 최연소다.

[취재]신한금융, 예상 넘은 교체폭…본부장도 CEO로 직진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본부장이 신한금융 자회사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점도 주목된다.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후보는 1968년생으로, 신한카드 회원기획팀(2017년), 신한카드 영업추진팀장(2018년), 신한카드 라이프사업본부 부장(2020년) 등을 역임했고, 2021년 1월부터 신한카드 본부장(DNA사업추진단, pLay사업본부, Payment그룹)을 맡고 있다.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등도 신한은행 본부장 출신들이 대거 자리를 옮긴다. 이 중 채수웅 신한저축은행 사장 후보와 김정남 신한펀드파트너스 사장 후보는 차세대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AMP에 참여해왔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은 직위보다 경영능력 등 CEO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중시하는 인사의 방향성을 더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진옥동호 신한금융, 세대교체…본부장도 계열사 대표로 직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 사진=신한금융


이와 같은 고강도 인적쇄신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자리를 지켰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2년,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1년의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이 정 행장 체제에서 비이자이익을 늘리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거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의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3조1028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5991억 원) 대비 19.4% 증가했다. KB국민은행(2조6179억 원)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도 취임 이후 꾸준히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올해 초에는 보장성 보험을 기반으로 주요 생보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을 늘리며 주목받았다. 1~3분기 순이익은 4671억 원으로, 전년 동기(4276억 원) 대비 9.2% 확대됐다. 

1년 연임에 성공한 만큼 핵심 전략과 장기 비전을 통해 업계 2위 생보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와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두 기업은 각각 올해 1~3분기 1785억 원과 1억4000만 원의 순손실을 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563억 원, -5200만 원)보다 순손실 규모가 커졌지만, 각각 당면 이슈들의 신속한 수습,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의 안정적인 진행 등을 이유로 연임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