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 2곳 중 1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특히 롯데그룹 계열사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38개 기업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50조44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04조7171억 원) 대비 43.7% 증가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조선, 항공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판매 증가를 기반으로 영업이익을 늘렸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사들은 그간 쌓아놓은 수주잔고가 실적으로 반영됐다. 진에어, 에어부산 등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항공 수요가 회복됐고, 여름 휴가 및 추석 연휴 등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 338곳 중 49.1%에 해당하는 166개 기업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이 135개, 적자 전환된 곳이 19개, 적자 규모가 확대된 곳이 12개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정유, 석유화학, 건설, 배터리 및 배터리소재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롯데케미칼 등 정유, 석유화학 기업들은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확대에 영향을 받았다. 건설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원가 부담 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한 캐즘(Chasm)를 겪고 있다. 전방 산업인 배터리 업체의 부진으로 인해 배터리 소재 업체 역시 수익성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룹별로는 롯데그룹 상장사가 영업이익이 줄어든 계열사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 조사는 상장사가 8개 이상인 그룹을 대상으로 했다.
롯데그룹은 10개 계열사 중 8곳(80.0%)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LG그룹(72.7%)과 SK그룹(70.0%), 한화그룹(50.0%)도 상장계열사의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롯데그룹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69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5700억 원) 대비 55.4% 감소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올해 1~3분기 각각 6600억 원과 24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6281억 원 늘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은 적자전환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웰푸드와 롯데쇼핑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늘었다. 각각 지난해 1~3분기 1478억 원, 3060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767억 원, 3259억 원으로 19.6%, 6.5%씩 상승했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성장과 원가 절감, 롯데쇼핑은 해외사업 성장세 지속 및 주요 종속사의 효율성 개선에 영향을 받았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