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카드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휴면 신용카드가 1년 새 200만 매 가까이 증가했다. 8개 기업 중 현대카드의 휴면카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데이터뉴스가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전업카드사의 휴면카드 현황을 분석한 결과, 8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휴면 신용카드는 1443만 매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246만 매) 대비 15.8%(197만 매) 증가했다.
휴면 신용카드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다. 이용실적이 없어도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과거 이용액에 대한 분할상환이 진행 중인 경우는 제외된다.
금융당국은 무분별한 카드 발급을 억제하고 카드사들의 외형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2012년부터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에 대한 자동 해지 정책을 펼쳤다. 이로 인해 휴면카드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2020년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 시행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이용정지되고, 이로부터 9개월이 지나면 카드가 자동으로 계약 해지됐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으로 카드 유효기간으로 지정된 5년 내로 카드를 언제든 재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휴면카드는 2022년 1분기 1072만 매에서 2023년 1분기 1246만 매, 2024년 1분기 1443만 매로, 2년 새 34.6%(371만 매)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3개월 만에 39만 매의 휴면카드가 늘었다.
8개 전업카드사 중 현대카드의 휴면카드가 가장 많았다. 올해 1분기 말 221만 장으로 집계됐다. 현대카드는 그간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에 이어 휴면카드가 3번째로 많았는데, 올해는 1위에 올라섰다.
현대카드가 2015년 이후 꾸준히 주력해온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진 회원을 중심으로 휴면카드 발생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그간 코스트코, 이마트, 스타벅스, 대한항공 등과 손잡고 PLCC를 꾸준히 내놨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휴면카드 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라며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혜택으로 휴면카드 비중은 업계에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년 대비 휴면카드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비씨카드다. 비씨카드의 올해 1분기 말 휴면카드는 99만 매로, 전년 동기(71만 매) 대비 39.4%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8개 전업카드사 중 휴면카드 비중도 가장 높았다. 올해 1분기 말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중 41%가 휴면카드로 집계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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