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공격적 투자 이어간다…재무부담이 숙제

올해 CAPEX 7조5000억, 내년까지 152GWh로 생산능력 확대…200% 육박하는 부채비율 낮추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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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SK온, 부채비율 줄였지만…투자 확대로 인한 재무 부담 여전

SK온이 올해도 재무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자본 확충을 통해 부채비율은 낮췄지만, 올해 보유 현금 대비 많은 금액을 시설투자(CAEPX)에 사용하기로 하면서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온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90.0%로 집계됐다. 

SK온은 생산능력을 키우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매년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말 현재 88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는데, 내년까지 이를 152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같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CAPEX로 6조7869억 원을 투입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세액공제(AMPC) 효과가 기대되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시설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SK배터리아메리카(SKBA) 1·2공장, 포드 및 현대차와의 합작공장 등에 자금이 투입됐다.

SK온은 후발주자임에도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기반으로 매우 높은 배터리 사용량 순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34.4GWh로 집계됐다. CATL(259.7GWh), BYD(111.4GWh), LG에너지솔루션(95.8GWh), 파나소닉(44.9GWh)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SK온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성장 속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이에 따른 재무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회사의 부채는 2021년 말 6조8579억 원에서 2022년 말 15조3238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166.9%에서 258.2%로 91.3%p 상승했다.

부채 증가는 2023년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현재 21조784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2.2%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며 부채비율을 190.0%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주요 배터리사 중 압도적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각각 83.1%, 71.0%로 집계됐다.

SK온은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배터리 사업에 7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SK온이 보유한 현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은 3조6748억 원이다. 보유한 현금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을 올해 배터리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온은 회사채 발행 등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은 지난달 26일 회사채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당초 1500억 원의 자금 조달을 계획했는데, 수요 예측에서 6430억 원의 주문이 몰렸다. 이에 최대 3000억 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