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수요 부진에 투자 줄였다

작년 유·무형자산 취득액 1조2568억, 전년 대비 6.6% 감소…올해도 전년 수준 유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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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감소했다. 수요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기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간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이 1조25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3451억 원) 대비 6.6% 감소했다.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토지, 건물, 구축물 등 기업이 영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인 유형자산과 영업권, 산업재산권 등 비화폐성 자산인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금을 뜻한다.

삼성전기의 사업부문은 크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카메라모듈·통신모듈을 생산하는 광학통신솔루션, 반도체기판을 생산하는 패키지솔루션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돼있다.

삼성전기는 장덕현 대표이사 체제에서 수익원 다변화에 힘쓰고 있는데,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제품은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고사양 회로기판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 제조에 들어간다. 5G 이동통신, 전기차, 인공지능 등 신사업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기는 LG이노텍보다 먼저 FC-BGA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2021년부터 베트남, 부산, 세종 등에 1조9000억 원을 투자하며 공장 증설에 나섰다. 

공장 증설에 자금이 투입되며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2020년 7804억 원에서 2021년 8751억 원, 2022년 1조3451억 원으로 2년 새 72.4%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투자액 증가에 제동이 걸렸다. 스마트폰, PC 등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인해 당초 계획 대비 투자를 감축해 운영한 탓이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은 6조8129억 원, 1247억 원으로 전년(7조2450억 원, 7997억 원) 대비 6.0%, 84.4% 감소했다.

올해 투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패키지 기판의 경우 베트남 증설 투자가 상당부분 진척돼 올해 투자가 지난해보다 감소하겠지만, MLCC는 전장용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가 확대돼 전사 투자 규모는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기는 올해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는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 호조세로 MLCC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하반기에는 베트남에서 진행된 투자가 매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