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올해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애플페이 도입 등 공격적인 모습과 함께 호실적을 낸 현대카드가 “위기는 기회”를 외치며 강공을 선언하고 나섰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8개 신용카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카드가 지난해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3분기 224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2102억 원) 대비 6.7% 상승한 수치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지만,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됐다. 이 효과를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이 37.8% 감소했다.
이밖에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가 모두 당기순이익 하락을 경험했다.
이처럼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올해 업황도 밝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은 대체로 안정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와 효율 관리를 강화하고 회사의 모든 전략을 이익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내실경영을 위한 비상경영체계 구축과 더불어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는 2024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복합위기 속에서 성공에 대한 믿음과 함께 모두의 응원이 더해질 때 우리의 도전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을 견인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들과 결이 다른 메시지를 던졌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이 잘 헤쳐 나갔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리지만,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거나 대단한 일을 했다고 자만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라며 “위기는 기회다. 그런 점에서 완전히 바뀔 수 있는 ‘골든 윈도’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장을 강조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1월 일본 신용평가사 JCR로부터 신용등급 A+, 등급전망 긍정적을 획득했다. 업계 최초로 일본 내 신용평가를 받은 것인데, 이로써 일본 시장 진출로가 열렸다는 평이다.
또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과 우량 고객 비중이 증가해 실탄을 확보하는 것도 외형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발급이 중단된 M과 X 카드를 10년 만에 새롭게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중형 카드였던 M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에 업계는 규모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밝힐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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