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가 전기차용 윤활유를 내놓으면서 주요 정유사들이 모두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참전했다. 윤활유는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만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진출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정유사의 전기차용 윤활유 사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HD현대오일뱅크의 브랜드 출시로 국내 정유업계 기업들이 모두 시장에 진출했다.
정유사들은 휘발유, 경유 등에서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인 잔사유를 처리해 윤활기유를 생산한다.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더하면 윤활유가 된다. 윤활유는 정유사의 비주력 사업이었지만, 시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실적 효자로 거듭났다.
다만 친환경차의 증가로 내연기관차가 줄어들면서 윤활유 수요가 줄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진출하는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내연기관 윤활유와 달리 냉각과 이차전지 효율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전기차의 전기모터와 기어의 열을 빠르게 식히고, 차량 내부에서 불필요하게 흐르는 전기를 차단하는 절연 역할을 해 전기차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2040년 1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정유업계서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브랜드 자회사인 SK엔무브를 통해 가장 먼저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
SK엔무브는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 등 전기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전력효율을 높이는 제품을 'ZIC e-FLO'라는 브랜드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각각 2022년 6월과 10월에 '킥스 EV', '에쓰오일 7 EV'를 선보였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를 앞세워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 모든 전기차에 사용 가능한 톱-티어(Top-Tier) 제품과 테슬라 등 일부 차량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드-티어(Mid-Tier) 등 2종을 출시했다.
한편, 정유업계는 전기차용 윤활유 외에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제품을 출시하면서 열관리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액침냉각은 절연성이 있는 특수 윤활유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가 열을 식히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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