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체제 엔씨소프트, M&A로 재도약 노리나

인수합병 성공경험 박병무 대표 후보자 선임…실적 부진, 기대 밖 신작 등 난국 타개 위해 M&A 본격화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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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투톱 전환 엔씨소프트, M&A로 재도약 노린다
엔씨소프트가 설립 이후 처음 시도하는 투톱 체제를 통해 재도약을 노린다. 회사의 기둥인 '리니지'의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믿었던 신작이 기대만큼 힘을 내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여러 차례 성과를 낸 박병무 신임 CEO를 선택한 엔씨소프트가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고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가 김택진 대표 외의 인사를 대표로 올린 건 1997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김택진 대표와 동문인 박병무 대표 후보자는 1961년 생으로 서울 대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법조인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김택진 대표와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이다. 박 후보자는 2007년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를 맡았고, 2013년 경영 자문 역할을 하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왔다.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모두 이사회 멤버여서 엔씨소프트의 중요한 경영상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다. 

엔씨소프트가 김택진-박병무 투톱체제를 택한 것은 그동안 유지해온 거버넌스의 변화가 필요할만큼 위기상황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조3421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2조238억 원)보다 33.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3분기 5116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334억 원으로 73.9% 하락했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총력을 기울여 야심차게 준비해왔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신작 쓰론앤리버티(TL)을 지난 7일 출시했지만, 초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박 후보자 선임과 관련, 인수합병(M&A)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김&장법률사무소 M&A 팀장을 거쳐 2000년 엔터테인먼트 기업 플레너스엔터네인먼트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자로 나섰다. 미국계 투자회사 뉴브리지캐피털의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통신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 대표,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여러 번의 M&A 및 재무구조 개선 사례를 남겼다. 또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있으면서 '악튜러스', '화이트데이' 제작사 손노리를 합병하고, 넷마블 지분 51%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사장 시절에는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뒤 재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를 맡아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A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방향성은 게임과 비게임 모든 분야를 고려하고 있다"며 "M&A가 필요한 시점이고 주가나 실적을 부스트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 프로야구단 출범 이후 야구 게임 강화를 위해 엔트리브소프트를 인수한 것이 마지막 M&A다.

김택진 대표와 박 후보자의 투톱체제가 공동대표 형태가 될 지 각자대표 형태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단독 대표 체제가 바뀐다는 점에서 공동대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며 "박 후보자의 역할은 내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