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기점으로 중동 지역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네이버의 해외 디지털 전환(DX) 사업 진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압도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경쟁력 있는 신기술을 대거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네이버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22~25%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3분기에는 1조4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019억 원) 대비 13.1% 증가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연구개발비 1조8091억 원은 300여 개 국내 대기업집단 상장사 중 6위에 해당한다. 비제조 IT 기업 중에는 단연 최대 규모다. 연간 연구개발비 1조 원이 넘는 기업 가운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0%를 넘는 기업도 네이버가 유일하다.
네이버는 2013년 사내 기술 연구조직 네이버랩스를 출범하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초 네이버는 국토교통부 등 국내 기업들과 함께 원팀코리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핵심 기술력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3월 자치행정주택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10월에는 압둘라 알스와하 통신정보기술부 장관까지 총 9차례 이상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정부 관계자들이 1784에 직접 방문하며 꾸준히 교류를 이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네이버는 지난 10월 24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계약을 체결하며 중동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번 수주사업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이다. 이는 현실을 가상에 옮기는 기술로, 실제 세계를 디지털 공간에 정밀하게 구현,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스마트 시티 조성에 쓸 계획이다.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 제다, 담맘, 메카 등 5개 도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네이버가 구축하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네이버는 이르면 내년 초 5개 도시에 대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에 착수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수주를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기술의 해외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AI 연구개발과 서비스 확대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인프라비는 1573억 원으로, 전년 동기(1522억 원) 대비 3.3% 증가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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