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가 3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눈에 띄는 성장을 일궜다. 김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만료된다. 경영성과를 높게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한 차례 연임했고, 9년 만에 KB금융그룹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는 것은 김 대표의 재연임 도전 변수다.
1일 데이터뉴스가 KB손해보험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6803억 원을 기록했다. 김기환 대표 체제에서 최고치 기록이다.
김 대표는 2020년 12월에 취임했다. 2020년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1539억 원이었다. 2021년엔 2813억 원, 2022년엔 5686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기환 체제서 지속 상승세를 그렸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보험업계는 올해부터 새 회계제도인 IFRS17을 적용했는데, 이 제도에선 보장성보험이 유리하다. 보장성보험이 재무자산(현금·주식·부동산·채권 등의 자산)으로 인식되는 이유에서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만기에 투자한 적립금을 고객에게 반환하기에 재무부채로 인식한다. 즉, 원가 측정이 아닌 시가 평가에 따라 부채 규모가 변동되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새 회계제도 도입을 앞두고 지난 2~3년간 꾸준히 체질개선을 해왔다. KB손해보험 또한 보장성보험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린 덕에 올해 순이익이 급증했다.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 가운데 보장성보험 비중은 67.0%(2조1133억 원)로 집계됐다. 저축성보험은 2.0%(427억 원)다.
김 대표는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2021년 10월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지난해 2월에는 건강검진과 일상 건강정보, 유전자 검사 등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개인에게 맞춤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KB오케어(KB O’Care)'를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KB금융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됐고,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 3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KB오케어는 연내에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만, 기존 B2B 서비스를 그대로 탑재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좀 더 촘촘히 검토 후 완성도 있게 서비스하기 위해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2021년 11월에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4월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였다. 금융자산 조회, 보험상품 조회, 맞춤형 상품 추천, 보험금 청구, AR 자산 조회 등이 탑재돼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전담부서는 약 20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6월에는 'KB금쪽같은 펫보험'을 출시했다. 치료비 보장비율을 90%까지 확대했고, 자기부담금도 0원 옵션을 추가했다. 업계는 이처럼 파격적인 옵션을 추가한 것은 펫보험 후발주자인만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한다.
지난 7월에는 모바일 채널 전용 'KB다이렉트 금쪽같은 펫보험'을 출시했고, 9월엔 만성질환이 있거나 큰 병으로 아팠던 반려동물을 위해 인수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이런 경영능력으로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다만, KB금융의 수장이 9년만에 바뀌는 점은 변수다. 인적 쇄신이 뒤따를 가능성 때문이다. KB금융은 이 달 양종희 신임 회장 체제를 시작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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