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을 이어온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체제로 바뀌지만, 이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7일 데이터뉴스가 KB국민은행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2조85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5506억 원)보다 12.0% 상승했다.
순이자이익(6조8432억 원→7조3319억 원)과 순수수료이익(8263억 원→8661억 원)이 증가하고, 유가증권 손익이 개선됐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지난해(2조7283억 원)보다 늘 것이 확실하다. 이재근 행장의 성적표는 2년 연속 합격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행장은 임기 첫 해 순이익이 2021년(2조5380억 원)보다 7.5% 상승했다.
이 행장은 해외에서도 성과를 냈다. 이 행장은 취임 당시 "핵심 성장분야인 글로벌 부문과 마이데이터, 플랫폼 비즈와 같은 디지털 신사업 부문에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약 7930억 원 규모로 인도네시아 자회사 부코핀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20년에 자회사로 편입하는데 8136억 원을 투입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부코핀은행은 올해 상반기 84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에는 KB스타뱅킹 앱을 고도화했다. 7개 계열사 서비스를 한 곳에 모으고, 각 사의 신규 가입부터 KB페이의 온·오프라인 결제, KB차차차의 '매물조회', KB증권 계좌개설 및 아이디 등록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행장은 취임 당시 많은 주목을 끌었다. 금융권 CEO 중에선 보기 드문 이공계 출신이기 때문이다.
서강대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카이스트에서 금융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또 1966년생으로 내정 당시 현직 은행장 중 최연소였다. 그룹 내에서도 혁신으로 지목된 장본인이다.
이 행장은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우수한 경영능력을 비춰보면 무리 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양종희 부회장이 KB금융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됐다. 9년 만에 회장이 바뀌면서 인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행장의 연임에는 큰 차질이 없어 보인다.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양 내정자가 은행장 출신이 아니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재근 국민은행장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고 말한 것 또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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