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의 비만치료제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위고비' 열풍으로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선점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인기에 최근 국내 제약사들도 GLP-1 계열 당뇨‧비만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출시한 성인용 비만치료제로, 주 1회 투약하는 주사 약물이다. 이 약은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이 밝혀져 2021년 비만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식사 후 나오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를 모방한 'GLP-1 유사체'다. GLP-1 호르몬은 뇌의 포만감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 등을 하는데,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가 DPP-4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도록 작용시간을 늘렸다.
이에 위고비는 주 1회만 주사해도 효과가 나타나고 기존 비만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매우 적은 것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 약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킴 카다시안 모델 등 유명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위고비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위고비와 직접 비교하는 연구를 추진 중이다.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3일 비만 프로젝트를 '에이치오피'는 이름으로 브랜딩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에이치오피 프로젝트는 '경제적인 한국인 맞춤형 GLP-1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GLP-1 및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LA-GLP/GIP/GCG)'를 포함한 5종의 치료제로 현재 구축된 상태다.
일동제약은 지난 5일 GLP-1 수용체 작용제(RA) 계열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시험계획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임상시험을 통해 이 후보물질을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ST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DA-1726'를 연구 중이다. 글로벌 임상 1상 계획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대원제약도 라파스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패치형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인 'DW-1022'의 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을 완료했다.
정재훈 기자 jeje@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