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하반기 전망 불투명…이지스, 투자 손실 불가피

1분기 전체 자산운용사 순익 11.5%↑…하반기 해외 부동산 리스크 부각, 부동산 펀드 손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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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자산운용사, 1분기 순익 늘었는데 하반기 전망 흐려…이지스 투자 손실 불가피할 듯
지난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순이익이 잔뜩 빠졌던 자산운용업계가 올해 1분기 살아났다. 하지만 해외 부동산 리스크가 커지면서 하반기 전망이 흐리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7일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 매각 절차 개시를 결정해, 투자자와 자사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1분기 359개 자산운용사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704억 원에서 올해 4128억 원으로 11.5% 증가했다. 

91개사는 지난해 실적이 공시돼 있지 않아 제외했다. 

자산운용사는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회사다. 펀드를 직접 고객에게 팔 수 없고, 은행이나 증권사에 의뢰해 간접투자를 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에는 위탁한 자산을 운용하 펀드매니저가 있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증권(주식,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하도록 중개하는 회사다. 

자산 상위 10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기업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9억 원→458억 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 지분을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뒤를 이었다. 72억 원에서 159억 원으로 두 배 넘게 성장했다. 부동산펀드 순자산이 4조2803억 원에서 3조3475억 원으로 21.8% 하락했다. 업계는 안정적인 매각성과가 수익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부동산펀드는 순자산도 중요한 수치지만, 자산 매각 실적에 따라 성과보수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키움투자, 미래에셋, KB의 순이익도 각각 39.0%, 17.0%, 13.8%씩 늘어 57억 원, 1046억 원, 1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하반기 기대감도 높았으나, 당장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2010년 중반 이후 저금리 시절 사무실 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던 게 무더기 손실로 돌아오고 있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상 영향에 상업용 부동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 오피스 공실이 증가하면서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펀드의 부실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예측한다. 

업계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으로 주요 증권사 26개사가 투자한 해외부동산 규모는 총 1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오피스 비중이 50%, 숙박시설 17%, 주거용과 물류는 각각 12%, 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투자가 가장 많이된 오피스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자산운용사, 1분기 순익 늘었는데 하반기 전망 흐려…이지스 투자 손실 불가피할 듯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


이지스자산운용은 벌써부터 해외부동산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 회사는 자사 펀드를 통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의 매각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다음 달 중순까지 현지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잠재 매수 후보자들과 접촉할 계획이다. 이 건물 전체 임대료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주요 임차인 데카방크가 임대차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서 벌어졌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