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수수료이익이 급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적자전환했고, 토스뱅크는 적자폭을 키웠다. 금융업계 시장상황이 좋지 않음에 따라 증권계좌개설, 대출 등이 지지부진한 영향이다.
은행들의 비이자이익 확대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절대적이다. 한 쪽으로 치우쳐진 수익모델은 그만큼 리스크가 큰 이유에서다. 이자이익으로만 실적 규모가 확대되면 고금리일 땐 호실적이지만 저금리 땐 수익이 곤두박질 치게 된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인터넷은행 3사의 올 1분기 수수료이익을 분석한 결과,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1억 원에서 올해 -7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증권계좌개설과 연계대출 비즈니스가 IPO 시장 축소 및 주식시장 부진, 제2금융권 대출 둔화 등에 영향을 받았다"며, "다만 전분기 대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계대출은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제휴 맺은 2금융권으로 소개하는 서비스다. 연계대출 취급액은 지난해 1분기 4520억 원에서 올해 2600억 원으로 42.5% 하락했다. 증권계좌개설서비스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IPO로 70만 좌를 기록했지만 올해 8만 좌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연계대출 취급액과 개설좌수는 각각 2430억 원, 5만 좌였다.
수수료이익은 수익에서 비용을 뺀 수치다. 수수료이익은 대출 등으로 얻은 이자이익을 제외한 것이다. 수수료(대출, 카드 등),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투자이익 등이 포함된다.
카카오뱅크의 2020년 1분기 수수료이익은 -31억 원이었다. 2021년엔 132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연간 수수료이익은 522억 원으로 출범 이후 고점을 찍었다. 당시 시장의 활황으로 카뱅을 통해 개설된 주식 계좌 수가 73% 늘었고, 제2금융권 연계대출 취급액이 두 배 뛰었었다.
지난해 연간 수수료이익은 1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9% 하락했다. 김석 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2월 컨퍼런스콜에서 "증권계좌 개설 관리, 연계대출 수수료가 시장환경 때문에 상당부분 감소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1분기 수수료이익은 지난해 -86억 원에서 -142억 원으로 적자 확대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제공하는 CD/ATM 무료수수료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졌다"면서, "그로인해 토스뱅크가 제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의 고객은 331만 명에서 608만 명으로 83.7% 증가했다.
이 은행의 연간 수수료이익은 확대됐다. 2020년 -65억 원, 2021년 -136억 원, 2022년 -4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고객 증가로 흑자 전환은 어려워보인다. 흑자 전환 전략에 대해선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고객이 편리한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에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수수료이익은 지난해 19억 원에서 올해 11억 원으로 42.1% 하락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수수료수익이 늘었는데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라며, "각종 이체 증명서 수수료 발급을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케이뱅크 이용고객이 늘면서 비용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수수료수익(84억 원→91억 원)과 수수료비용(64억 원→79억 원)은 각각 8.3%, 23.4% 증가했다.
이 회사의 연간 수수료이익은 2019년 -109억 원에서 2021년 196억 원으로 상승세를 그리는가 하더니 지난해 30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 또한 지난해 주식 시장 불황에 영향을 받았었다. 가상자산시장도 침체함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수료수익이 감소했었다.
반면, 3사의 순이자이익은 연신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올 1분기 각각 2622억 원, 1029억 원, 11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007억 원, 824억 원, -29억 원)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자이익은 9422억 원, 2174억 원, 3852억 원씩으로 올해도 연간 순이자이익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터넷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1일 '약속한 수익 받기' 서비스를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내놨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뱅크 앱 안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제공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또, 하반기엔 펀드 판매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 1월엔 개인사업자를 위한 세금 조회·신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5월 'e-금 투자 서비스' 선보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 달 기준 누적 거래액이 30억 원을 돌파하는 등 고객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은 거래도 지속 검토 중에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8월 금융권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목돈 굴리기'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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