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재고 규모가 작년말 기준 29조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6.6% 늘었다. 올해 상반기 경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DS(반도체) 부문의 재고자산은 29조576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 악화를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IT 수요가 위축되며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 주요 제품인 D램과 낸드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DS부문의 재고자산은 2020년 말 14조796억 원, 2021년 말 16조4551억 원으로 10조 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20조 원에 진입하더니 연말에는 30조 원에 육박했다. 1년 만에 76.6%(12조6025억 원) 증가했다.
전체 재고자산 중 DS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상승했다. 2021년 말 39.8%에서 2022년 말 55.7%로 15.9%p 늘었다.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자산 중 절반 이상을 DS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주요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자산이 늘어나면서 재고자산 평가손실 역시 확대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말 별도 기준 2조5294억 원으로, 2021년 말(6965억 원) 대비 263.2% 증가했다.
올해도 불안한 업황이 이어지면서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액이 올해 2월까지 7개월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초순까지의 수출액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린 것은 긍정적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은 45.1%로 전분기(40.7%)보다 4.4%p 상승했다.
타 업체와 달리 인위적인 감산을 진행하지 않은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은 이번 분기 가격 경쟁에서 가장 적극적이어서 전반적인 수요 침체 속에서도 출하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DS부문은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1분기 기준으로 1조~2조 원 가량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분기 바닥, 하반기 반등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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