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SM 인수전…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인수 중단 선언한 방시혁 "시장과열 인수전은 예상 밖" …7만→15만→11만 원, 롤러코스트 탄 SM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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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인수 절차 중단과 관련, “시장이 과열될 정도의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다”며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에스엠 인수전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라며 “두 차례 요청을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던 중 굉장히 갑작스럽게 이수만씨에게 지분 인수 의향을 묻는 연락을 받았고, 과거 인수 반대 요인으로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사라졌다고 판단해 인수 절차에 나섰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인수 경쟁이 붙으며 과열양상을 보이자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했고, 카카오·SM과 플랫폼 관련 협업을 하는 데 합의했다. 카카오와 협력 내용에 대해 방 의장은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인수한 지분 관련해선 “고민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카카오, 계획대로 26일까지 주당 15만 원에 공개 매수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계획대로 주당 15만 원에 공개 매수를 진행, 추가 지분을 확보한다. 목표 매입 지분은 SM 발행주식 총수의 35%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각각 17.5%씩 취득 예정이다. 

카카오는 현재 SM 지분을 4.9%만 보유 중인데, 공개 매수를 통해 최대 39.9%까지 지분을 확보해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이달 말 예정된 SM 정기주총에 앞서 공개됐던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들은 사퇴한다. 사외이사 후보는 카카오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SM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 제작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IT 기술과 IT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긴박했던 쩐의 전쟁, 2월이후 하루하루 살얼음판 

이번 쩐의 전쟁이 표면화한 것은 2월 3일 SM이 3.0 시대를 열겠다는 발표를 하면서부터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전까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최대주주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모든 소속 아티스트의 가사, 무대, 안무 등을 세세하게 챙기는 1인 프로듀싱 체제였다. SM이 라이크기획에 외주기획료를 지급해 프로듀싱을 맡기는 구조였다. 즉,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로 인세가 흘러들어가는 것이었다. 

얼라인파트너스 등 주주들은 이수만의 자기 배 불리기와 아티스트 활동의 비효율화를 꼬집으며 SM에게 문제제기를 했고 이에 따라 SM은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지난해 종료했다. 

2월 7일,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 주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투자로 인해 카카오는 2대 주주로 올라섰다. 

2월 8일엔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동 대표이사들이 주도하는 SM의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SM은 장중 9만9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 마감은 9만8700원을 기록했다. 

2월 10일,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카카오-SM 현 경영진의 진영에 반발하며 하이브에게 14.8% 지분을 넘겼다. 주당 12만 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게다가 하이브는 SM 소액주주 보유 지분 공개 매수에도 나섰다. 

3월 1일까지 주당 12만 원에 SM 주식 25%를 7172억 원에 취득하겠다는 목표였다. 공개 매수는 매수자의 인수가격보다 높아지면 소액주주들이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장내매도가 수익성이 더 좋은 이유에서다. 

2월 15일엔 12만 원을 뚫었고, 2월 28일엔 12만7600원으로 장이 마감됐다. 사실상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실패한 것이었다. 공개매수 응찰 사실을 공시한 갤럭시아에스엠의 물량을 제외하면 4주만이 공개매수에 응찰했다. 

3월 3일엔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제기한 카카오의 SM 신주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동부지법에 의해 인용됐다. 이로 인해 카카오는 SM 지분 9.05%를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7일,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섰다. 하이브가 제시했던 주당 12만 원보다 25% 높은 15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등에서 1조15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이 가운데 약 9000억 원 정도가 이미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이 날 주가는 14만9700원이었다. 

8일엔 카카오가 제시했던 15만 원을 넘은 15만8500원에 장이 마감됐다. 첫 공개매수에 실패한 하이브가 2차 공개매수를 통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10일, 하이브와 카카오는 협상에 들어섰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SM 인수가 등에 대한 영향이다. 이날 하이브 관계자는 “(카카오 측이) 대화를 하자고 먼저 연락이 왔고, 얘기 중이다. 아직 어떤 결론이 날지 알 수 없다. 앞으로 계속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