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면세점 알선수수료의 급격한 상승이 수익성 하락의 주범으로 꼽힌다. 작년 3분기까지 이 회사의 매출대비 알선수수료 비중은 40%를 넘었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호텔신라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4조9220억 원과 영업이익 783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3조7791억 원)보다 30.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1188억 원) 대비 34.1% 감소했다.
호텔신라 영업이익 감소는 면세점 부문에 집중됐다.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1319억 원에서 지난해 85억 원으로 93.6%(1234억 원) 감소했다.
면세점 사업 수익성 급감의 주 원인으로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면세점 알선수수료가 꼽힌다.
면세점 사업은 개별 또는 단체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매출이 발생한다. 또 다른 판매 방법은 주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화장품 등을 대량 구매해 본국에 돌아가 파는 형태다.
호텔신라 역시 중국 보따리상에게 알선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이들에게 지급하는 알선수수료가 크게 상승했다. 2018년 2495억 원, 2019년 2915억 원, 2020년 2607억 원에서 2021년 1조628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지난해는 3분기 누적 1조452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660억 원)보다 118.2%(7866억 원) 증가했다.
매출 대비 알선수수료가 40%에 달할 정도로 급증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호텔신라 면세사업의 영업이익 개선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수익구조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면세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보따리상 비중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으로 개별 관광객의 증가가 필요한 실정이다.
올 들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가 기대되지만, 당분간은 중국 관광객 방역 강화와 중국의 단기 비자 발급 중단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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