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 신한금융지주 회장(내정)을 주축으로 신한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인 은행, 카드, 생명보험, 자산신탁 대표이사들이 일제히 새로 취임했다. 주력 계열사 CEO가 대거 교체되면서 신한금융그룹은 1960년대 후반 생 중심으로 완벽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일 데이터뉴스가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신임 대표를 분석한 결과, 1961년 생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 이후 새로 선임된 은행, 카드, 생명보험, 자산신탁 대표이사들의 연령대가 1966~1968년 생, 50대 중반으로 재편됐다.
1957년 생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세대교체 등을 고려해 용퇴를 결정했고, 진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총을 거쳐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다.
진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덕수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송통신대 경영학 학사와 중앙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 등에서 일했다. 2008년엔 일본으로 건너가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을 맡았다. 2009년 9월 이 은행의 일본 법인 SBJ은행이 출범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진 내정자가 일본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내고 안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SBJ은행 부사장(2014년), SBJ은행 법인장(2016년) 등을 역임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부행장(2017년)으로 지냈다. 2018년엔 신한은행장에 선임됐고 2020년 연임에 성공했다.
진 내정자는 은행장에 부임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9년엔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고, 2020년 연말 인사에선 2년 연임을 보장 받는 등 그룹 내 신임이 두터웠다.
신한은행에 재직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준 진 내정자는 회장 내정 당시 잡음도 없었다. 게다가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들과 가깝게 지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떠오른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17~2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한용구 행장이 이끌게 됐다. 한 행장은 1966년생으로 청주고,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장암지점장, 청주터미널지점장, 퇴직연금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2019년 신한금융지주 원신한전략팀 본부장, 2020년 신한금융투자 경영지원그룹 부사장을 거쳐 2021년 신한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에 올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2021년에 이어 작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는데 한 부행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 행장은 취임 시작과 함께 모바일 앱 ‘뉴 쏠(New SOL)’과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 타행 자동 이체 수수료를 전액 영구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기조와도 일치하는 측면이다. 은행들이 이자수익으로 취약차주와 금융소비자를 지원하고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다.
신한카드 수장 자리엔 문동권 대표가 앉았다. 문 대표는 신한카드 전신인 LG카드 출신으로, 카드사 내부인사가 승진해 대표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문 대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사업계획을 안정적으로 수립하고 운영하는 등 신한카드의 탄탄한 성과를 뒷받침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Life & Finance 플랫폼' 도약이라는 아젠다를 설정하고,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한 고객경험의 확대 및 통합을 적극 지원하며 신한카드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보여준 과감한 혁신성과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1960년생이었던 임영진 전 대표 연령을 고려하면 세대교체 의도가 분명한 인사라는 업계 평가다. 문 대표는 1968년생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신임 대표는 1966년생이다. 이 대표는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2018년)을 맡으며 오렌지라이프 인수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 오렌지라이프 뉴라이프 추진실 전무로 이동해 인수 후 합병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신한금융은 “양사 통합의 세부 과정을 지원했으며 쌍방향 소통과 협업 마인드로 구성원들의 신뢰가 높다”고 이 대표를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신한금융그룹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신한자산신탁(전 아시아신탁)은 이승수 대표를 수장자리에 앉혔다.
이 대표는 1992년부터 2019년까지 27년간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에서 근무했다. 2020년 신한리츠운용 본부장을 거쳐 2022년 신한자산신탁 부사장으로 부임했다.
신한금융그룹 측은 “이 부사장이 그룹 내 부동산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라인을 경험해 대표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단일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김상태 사장이 전체를 총괄하기로 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와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김희송·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배진수 신한AI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는 연임됐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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