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시선 받는 이정애 LG생건 대표…4대그룹 상장사 첫 여성 전문경영인

18년 차석용 부회장 후임이라는 점도 주목…뷰티 사업 북미 확대로 수익성 개선 우선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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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LG생활건강 새 사령탑으로 이정애 대표를 내부 승진시키는 파격행보를 보였다. 이로써 이 대표는 4대 그룹 상장사 첫 여성 전문경영인 타이틀을 얻었다. 특히 18년간 LG생건 대표를 지낸 차석용 부회장의 후임이라는 점도 이 대표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게 만든다.

16일 데이터뉴스가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의 올해 사장단 인사를 포함한 대표이사 이력을 분석한 결과,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가 4대 그룹 상장사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에 올랐다. 그동안 4대 그룹 상장사 여성 CEO는 오너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유일했다.

특히 이 대표는 LG생건의 중요한 변화 시점에 내부 승진됐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끈다. LG생건은 지난 18년 간 차석용 부회장이 끌어오며,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실적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그 시간을 업계에선 '차석용 매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963년생으로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LG생활건강에 입사했으며, 2011년 생활용품 사업부장, 2015년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 2018년 음료 사업부장을 거쳐 2019년에는 코카콜라음료 대표를 맡았다.

2015년 말부터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아 '후', '숨', '오휘' 등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는 단일브랜드로 2016년 연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다.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겪었다.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의 봉쇄 여파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사 추정치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7조3890억 원, 7336억 원으로 예상됐다. 2021년(8조915억 원, 1조2896억 원) 대비 8.7%, 43.1%씩 감소한 수치다.


사업부문별로는 화장품(Beauty)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돋보였다. 2022년 1~3분기 영업이익이 2299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6888억 원) 대비 66.6% 급감했다. 뷰티 대표 브랜드들의 매출이 하락한 영향이다. LG생건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후'의 매출이 41% 감소했다. '숨'도 전년 대비 15% 줄었다.

이 기간 생활용품(HDB)부문의 영업이익은 1886억 원에서 1710억 원으로 9.3% 감소했다. 음료(Refreshment)부문만 유일하게 증가했다. 1712억 원에서 1814억 원으로 6.0% 늘었다.

이에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 꼽힌다. 뷰티 사업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확대는 지속되고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 도약을 위한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북미 시장 확대에 무게를 싣는다. 북미 시장에서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 제품 준비와 현지 사업 운영 역량 보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관련 실적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본격화에 따라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코로나 확진자 폭증, 우리 정부의 중국관광객 방역조치 강화 등으로 다소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편, 이 대표는 LG생활건강 CEO로 내정되기 전까지 코카콜라음료 대표를 맡으며 경영능력을 확인시킨 바 있다. 취임 이후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증가시켰다. 영업이익은 이 대표 취임 이전인 2018년 1291억 원에서 2019년 1412억 원, 2020년 1844억 원, 2021년 2008억 원으로 55.5% 상승했다. 이 기간 매출도 1조2024억 원에서 1조4229억 원으로 18.3% 늘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