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들이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이를 통해 자율운항 선박기술 등 신사업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 4개 기업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8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300억 원) 대비 38.8% 증가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선을 이을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는 지난 8월 국내 선사 2곳과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2.0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 2단계 상용화에 돌입했다.
현대미포조선의 연구개발비가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해 1~3분기 61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05억 원으로 72.1% 증가했다.
현대미포조선은 4개 기업 중 연구개발비 규모가 가장 적다. 2020년에는 유일하게 연간 투자 규모가 100억 원 이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112억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었다. 3분기만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 연구개발비는 778억 원으로, 전년 동기(544억 원) 대비 43.0% 늘었다. 4개 기업 중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정기선 대표 취임 이후 연구개발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정 대표는 CES 2022에서 자율운항 선박과 친환경 선박 등을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는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451억 원에서 629억 원으로 39.5%, 244억 원에서 292억 원으로 19.7% 증가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 가운데 현대중공업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대를 기록했다. 1.0%로, 전년 동기(0.8%) 대비 0.2%p 늘었다. 현대삼호중공업(0.9%), 한국조선해양(0.6%), 현대미포조선(0.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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