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의 모범…'쪼개기 상장' '자녀 승계' 안한다

2011년 상장 후 꾸준한 호실적……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 완전 자회사 편입 통해 주주친화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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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후 꾸준히 호실적을 내온 메리츠금융지주가 내년 초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뜻이 반영됐고, 이로 인해 주주친화정책을 적극 실행한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메리츠금융지주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상장한 2011년부터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3767억 원으로 2021년(1조3832억 원) 연간 수치와 비슷하다. 

이 회사는 지난 11월 효율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이 배경엔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조 회장의 뜻이 영향을 미쳤다. 또 자본 규제와 주주들의 반대 등의 변수를 고려해, 메리츠화재와 증권의 이익이 2년 이상 1조 원을 넘는 시점을 기다렸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올해 7078억 원과 6583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6%, 11.0% 상승했다.

두 회사의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인해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은 75.8%에서 45.9%로 준다. 45.9%에서 증여세를 내면 자녀들은 사실상 지배주주가 될 수 없다는 점을 회사 관계자는 강조했다. 

조 회장은 쪼개기 상장과 문어발식 경영과 단절했다는 점에 호의적인 여론을 얻었다. 기업이 주요 계열사를 분리 및 상장을 할 경우 모회사 주식가치가 떨어진다. 

이 회사는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내년부터 연결 순이익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100% 자회사 체제는 계열사간 자금 조달이 용이해진다. 3사 모두 상장사인 상황에선 주총에서 자본 이동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된다. 

회사 관계자는 "좋은 사업 기회가 있어도 기업 지배구조 때문에 놓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더욱 빨리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그룹 내 비주류였던 금융 계열사를 물려받았지만, 현재는 호실적을 지속하는 금융그룹으로 자리잡았다.

1983년 대한항공 구주지역본부 차장으로 입사해 한일증권 전무(1993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2003년) 등을 거쳐 2014년부터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