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CEO 최저임금 선언…주가 하락 실적 휘청

남궁훈(전 카카오)·신원근(카카오페이)·기우성(셀트리온)·김진태(한샘) 대표, 공격적 의지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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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김진태 한샘 대표,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


연초 일부 CEO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 고통 분담과 주가 부양 의지를 표명하며 목표주가를 달성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최저임금을 불사한 CEO들의 목표주가 달성 의지가 빛이 바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를 시작으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 김진태 한샘 대표가 잇따라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목표주가 달성 시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카카오 주가가 15만 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보류하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남궁 전 대표는 카카오 경영진의 대규모 카카오뱅크 주식 매도로 일으킨 물의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 3월 대표에 선임됐다. 

하지만 취임한 지 7개월 만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불능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남궁 대표는 목표주가와 관련, “임기 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11월 21일 종가 기준 카카오의 주가는 5만6300원으로 목표주가보다 9만3700원 낮다. 카카오는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하락하는 등 실적도 좋지 않다.

지난 3월 카카오페이 대표에 오른 신원근 대표도 신회 회복 방안을 발표하며 주가가 20만 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올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1~3분기 3988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지만, 23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투자, 보험 등 금융 서비스 자회사 신규사업 준비를 위한 투자 집행과 인력 투자 증가 등 비즈니스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비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현 주가는 6만1000원으로, 신 대표가 제시한 목표주가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 역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목표주가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주총에서 한 주주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대표의 최저인금 선언을 언급하며 35만 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데 기 대표가 동의하면서 이뤄졌다.

셀트리온은 올해 1~3분기에 546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에 그쳤다. 셀트리온의 현 주가는 17만7000원으로 목표주가의 절반 정도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지난 6월 월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증가하거나 주가가 10만5000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사내에 공표했다.

김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은 한샘의 극심한 실적 부진 때문이었다. 올해 1분기 한샘의 영업이익은 1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2% 감소했다. 하지만 공교롭게 김 대표의 최저임금 선언 이후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한샘은 2분기 영업이익이 22억 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3분기에는 13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

한샘의 현재 주가는 4만4750원으로, 목표주가의 42.6%에 그치고 있다. 

관련업계는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인 가운데 CEO들이 제시한 주가와 현재 주가 사이의 차이가 커 근시일 내에 목표주가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걸고 목표주가를 선언한 CEO들이 최저임금만 받는 상황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