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

"혼돈의 시대, MZ세대 트렌드를 알면 성공의 길이 보인다!"

오창규 기자

chang@datanews.co.kr | 2022.08.10 11:25:38

혼돈의 시대, 부동산 트렌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부동산시장의 단기흐름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투자의 방향을 잡으려면 트렌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트렌드는 패드(fad)나 유행(fashion)보다는 좀 더 긴 흐름이다.”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 5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박원갑 박사는 트렌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선 투자에서 웃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MZ세대의 공간과 소비 욕망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MZ세대가 트렌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선 MZ세대는 '콘크리트 키즈'로 보았다.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보다 효율적 압축 공간인 아파트를 좋아하는 세대라는 것.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MZ세대의 주거 공간의 선호도를 감안할 때 아파트 공화국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MZ세대를 투자유목민으로 비유했다. 요모조모 시장을 잘 살피면서 돈 되는 것은 다 투자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파트를 마치 게임 아이템 사듯이 투자한다는 뜻의 ‘아파트 득템’, 레저도 도심 모텔·호텔에서 즐긴다는 의미의 ‘콘크리트 레저’, 안전한 주거 공간이라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주거 가안비(價安比)’를 MZ세대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그러나 MZ세대 역시 아랫세대인 알파세대의 트렌드를 공감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득수준에 비해 집값만 유독 비대해지면서 집이 오히려 주인이 되는 주주(住主)사회가 되었다고 강조하는 대목은 흥미롭다. 아파트를 사면 그날부터 ‘아파트교(敎)’의 독실한 신도로 살게 된다고 비유했다. ‘아파트교’는 한국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세속화된 종교이자 현대판 기복신앙이라고 진단했다.

‘욕망의 자산’인 강남 부동산에 대한 진단 역시 흥비롭다. 강남 아파트는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고 가치를 저장하는 개념의 축장(蓄藏)자산이 되었으며, 고액 월세가 늘면서 아파트가 꼬마빌딩을 대체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월세시대에선 아파트도 월세 수익률에 따라 등급이 매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성들의 그동안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한 이유로 ‘직관과 필요에 의한 판단’으로 보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끈다.

또 스마트폰 보급으로 정보를 동시에 수용하면서 수요자들이 함께 움직이려는 ‘군집 행동’을 요즘 부동산시장의 핫 트렌드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호황기에는 패닉 바잉, 침체기에는 거래 절벽으로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음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저자는 미래 부동산 시장을 결정하는 3대 핵심 이슈로 인구, 기후, 테크놀로지(인공지능, 로봇 등)를 꼽았다. 특히 향후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자연재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도심의 가치가 더 부상하며, 침수 우려가 있는 해안가 주택은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한 점은 눈길을 끈다. 이 책이 나오자 마자 8~9일 서울 경기에 폭로로 많은 피해가 발생, 더욱더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투자 때의 멘탈 관리법, 결국 거짓인 ‘절반의 진실’에 휩쓸리지 않는 법, ‘재무보감 사회’에서 슬기롭게 사는 법 등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투자 지혜들도 건네준다. 저자는 부동산 투자로 성공하고 싶다면 부동산 트렌드를 빠르게 좇아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라고 조언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우리는 왜 부동산으로 울고 웃는가’에서는 집 빼고는 사는 게 다 고만고만한 현대인의 삶을 파헤친다. 우리 삶에서 집의 비중이 훨씬 커졌으며 결국 집만 비대해지는 사회, 집에 올인하는 사회가 되었다고 진단한다.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가격의 우상향을 염원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며, 단지 그 염원을 강하게 드러내느냐, 아니면 모르는 척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2장, ‘달라진 시대, 달라진 부동산 시장의 풍경’에서는 집 문제로 힘들어하는 ‘부동산 블루’ 문제를 먼저 다룬다. 집이 자본을 늘리는 수단이 되면서 모두가 고통을 겪는, 원치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 ‘부의 콘크리트 벨트’인 강남 아파트 시장의 변화 양상, 그리고 월세화 시대의 흐름에 대해 두루 살핀다.

3장, ‘거친 변화 속의 부동산시장에서 우리 삶도 조마조마’에서는 인생과 가진 재산을 건 운명과의 백병전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의 위태로운 현실을 들려준다.

4장, ‘세상의 주역 MZ세대 공간 욕망을 욕망하라’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한 MZ세대의 특징과 그들의 투자 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부모를 ‘빽’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MZ세대의 특징으로 파악한다.

5장, ‘다가오는 설렘과 두려움의 뉴 노멀, 생존법을 찾아라’에서는 미래 부동산시장을 결정하는 3대 이슈인 인구, 기후, 테크놀로지를 탐구한다.

6장, ‘혼돈의 시대, 나의 슬기로운 부동산 해법 찾기’에서는 의사결정 장애 증상을 보이는 우리의 심리와 이 속에서도 후회하지 않을 결정 내리는 법을 알려준다,

에필로그에서는 지식은 유통기한이 있으며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학습 기억을 늘리고 아랫세대의 공간과 소비 니즈를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마무리한다.

chang@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