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미래, 시스템반도체 현재가 만든다

2030년까지 171조 원 투입, 시스템반도체부문 세계 1위 목표…반도체 시설투자도 매년 10조씩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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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시스템반도체부문이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미래를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시설투자액이 48조222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38조4969억 원)에서 25.3% 증가했다.

반도체 투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액은 매년 10조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총 43조5670억 원을 반도체 시설에 투자했다. 2020년(32조8915억 원) 대비 32.5%(10조6755억 원)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는 크게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등)와 계산, 해석 등을 처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자동차용 반도체, 서버용 반도체 등)로 구분된다. 

이미 메모리부문 세계 최강자인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부문 투자를 확대 중이다. 시스템반도체 부문 확대가 삼성전자의 지속성장의 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비해 1.5배 정도 큰 규모다. 주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업체가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대만의 TSMC가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분기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2.1%, 18.3%로, 33.8%p의 격차가 나타났다.

이에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추격하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매년 수십조 원을 반도체 공장 건설 등에 쏟아붓고 있다.

2021년 5월 평택 3공장 건설 현장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2030년까지 17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2019년 4월 '반도체 비전 2030'에서 공개한 투자액인 133조 원에 38조 원을 더한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 평택캠퍼스에 평택 3라인(P3)을 건설하고 있다. P3라인은 올해 하반기 완공이 예정돼있다. P3은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 규모만 축구장 25개의 면적으로 꾸려진다. 단일 팹(생산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또 올해 중에 170억 달러(약 21조 원)를 투입하는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역대 미국 투자 규모 중 최대 수준이다.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신규 라인은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같은 공격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액이 경쟁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만의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400억~440억 달러로 제시했다. 또한 향후 3년동안 1000억 달러를 투입해 설비를 늘리겠다고 나선 상태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와 오하이오주에 각각 200억 달러, 유럽에 10년동안 8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