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4사가 지난해 적자수렁에서 벗어나면서 잠시 멈췄던 배당에 재시동을 걸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정유 4사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합계와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129조4518억 원, 7조233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87조3701억 원)보다 48.2% 늘었고, 2020년 5조319억 원 적자였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유업계는 2020년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하회했고, 국제 유가도 내려앉았다. 재고평가손실은 적자로 이어졌다.
정유사들은 코로나19 전까지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추진하면서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평가됐다. 연간 배당성향은 30%에서 50% 사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실적 악화와 신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배당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20년에는 정유 4사 중 현대오일뱅크만 1주당 388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사업부문 중 정유부문이 4개 기업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이 속도를 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였고, 정제 마진이 되살아났다. 월간 정제마진은 연초 배럴당 1~2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8월 3.2달러, 9월 5.3달러, 10월 7.5달러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배당 재개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일 보통주 1주당 0.011주의 자기주식을 현물 배당한다고 밝혔다. 이사회 전 영업일(2월 4일) 종가 기준으로 1주당 배당금 환산 시 보통주는 2508원, 배당총액은 21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은 아직 배당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2022회계연도까지는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으로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배당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순이익을 감안하면 1주당 배당금은 4000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또 유일하게 2020년 배당을 실시한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배당 실시가 유력하고, 2020년 배당을 하지 않은 GS칼텍스 역시 2021년 배당에 나설 전망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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