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게임 업계와 손잡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통해 신규 사업영역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와 현대카드가 게임사와 협업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만든다.
비씨카드는 스마일게이트알피지와 협업해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 '로스트아크'에 특화된 PLCC를 1분기에 출시한다. 해당 카드를 통해서 게임 내 캐릭터의 전투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각종 재료 아이템과 외형을 꾸미는 데 필요한 아이템, 각종 기간제 특수효과 등을 구입할 때 할인받을 수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실생활에서도 실적 조건 없이 할인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해 단순 게임 전용카드를 넘어 범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출시할 계획"이라며 "지난달 18일 스마일게이트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한 '로아온 윈터' 행사에서 PLCC 제작을 처음 알렸는데 게임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도 넥슨코리아와 게임사 디지털 기술 협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PLCC 출시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현대카드는 넥슨 PLCC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며, 넥슨 게임 이용자에 최적화된 혜택을 담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카드 신청·발급 과정에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도입해 미션을 수행하면 보너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도 시도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게임은 최근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 공간 가운데 하나로, 앞으로의 협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특히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동맹인 도메인 갤럭시 내에서 넥슨이 다른 파트너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이 데이터 생태계가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메인 갤럭시는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사를 지칭하는 말로, 현대카드를 중심에 놓고 PLCC 기업들 간 활발한 협업과 교차 마케팅이 이뤄지도록 구성된 데이터 동맹이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게임 PLCC를 내놓는 것은 MZ세대를 공략하며 동시에 메타버스 즉, 가상세계 유저들의 소비 패턴과 라이프스타일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은행권도 일찌감치 게임 업계와 힘을 합치며 젊은 세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신한은행은 넥슨과 게임·금융 혁신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신한은행 대표 캐릭터 '몰리'가 카트바디로 등장했고, 지난 8월 다오와 배찌가 담긴 카드를 한정 출시하는 등 꾸준히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은 2020년 5월 넷마블과 게임과 금융을 연계한 공동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업무협약(MOU) 체결했다. 두 회사는 협업을 통해 스마트폰뱅킹 '하나원큐'에서 게임 '투자의 마블'을 선보였다.
2020년 12월 KB국민은행은 e스포츠 프로게임단 샌드박스게이밍 리그오브레전드(LoL)팀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해, 리브(Liiv) 샌드박스 팀으로 팀명을 바꿨다. 이후 5월에는 카트라이더와 피파온라인팀에도 네이밍 스폰서십을 추가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2019년 1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1월 파트너 계약을 2023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김재은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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